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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캔버스가 1억 작품?”…덴마크 예술가 '먹튀' 논란


입력 2021.10.05 16:59 수정 2021.10.05 15:58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덴마크 예술가 옌스 하닝의 작품, '돈을 갖고 튀어라'(Take the Money and Run·2021) ⓒ사진 제공 = 아트넷

덴마크의 한 예술가가 작품 제작비로 미술관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돈을 받았지만 아무 그림도 그리지 않은 채 백지 작품을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문화예술전문 매체인 아트넷 등에 따르면 덴마크 올보로에 위치한 쿤스텐 현대 미술관은 예술가 옌스 하닝(57)으로부터 작품을 두 점 구매했다.


미술관 측은 작품 전시를 위해 하닝 측에 지불한 금액은 8만4000달러(약 1억원).


계약에 따르면 미술관이 하닝과 약속한 작품 전시 주제는 ‘덴마크·오스트리아 국민의 연평균 수입’으로 이를 상징할 수 있는 지폐를 그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시가 임박해 미술관 측이 하닝으로부터 받은 작품은 두 개의 빈 캔버스뿐이었다.


ⓒAFP 연합뉴스

해당 작품의 이름은 말 그대로 ‘돈을 갖고 튀어라(Take the Moeny and Run)’다.


이에 당황한 미술관은 일단 작품을 현 상태로 새 전시에 선보이고 하닝에게는 지불한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하닝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작업은 내가 그들의 돈을 가져간 것”이라며 “그건 절도가 아니다. 계약 위반이고, 계약 위반은 그 작품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뢰받은 두 작품을 원래 의도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추가로 돈이 나가야 했다”고 덧붙였다. 즉 미술관 측이 보낸 제작비가 적어서 빈 캔버스를 보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끝으로 하닝은 “형편없는 직장에서 돈을 받지 못하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은 돈을 쥐고 도망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쿤스텐 현대미술관 측은 “하닝의 새로운 작품을 존중한다”면서도 미술관과 작가가 맺은 계약 내용이 다르기에 “하닝이 내년 1월까지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고소한다는 게 쿤스텐 미술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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