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22학년도 수능] 문이과 통합 첫 수능 마친 수험생들, 첫 마디는?


입력 2021.11.19 00:40 수정 2021.11.19 09:56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수험생 "후련하지만 어려웠다, 수학 특히 어려워…9월 모평 대비 국어 비슷, 영어 쉬워"

"칸막이 없어서 다행·마스크는 답답…친구들과 어서 놀고 푹 자고 싶어"

간절히 기다리는 학부모들 "아이와 마음 편히 밥 먹고 싶어…수시·정시 전형 남아 이제 시작"

전국 곳곳 사건사고 속출…지각생에 과호흡으로 병원 이송, 대구서는 부정행위 11건 적발

18일 수능이 치러지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신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수험생을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18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경기도교육청 제36지구 제7시험장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신고등학교 앞은 수험생들을 마중 나온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시험이 끝날 시간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모여든 학부모들에 의해 6차선 도로는 계속 차 나갔고 얼른 자식들이 나오길 간절한 마음으로 부모들은 한 곳 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해당 학교는 제2외국어 시험이 없는 고사장이었음에도 수험생들은 4교시 탐구영역이 끝난 시간인 4시 37분이 훌쩍 지난 5시 30분이 돼서야 나오기 시작했다. 마중 나온 엄마를 부르며 달려가 안기는 학생들도 있었고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난이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대체로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백마고 재학생 온 김모(18)양은 "수학이 특히 어려웠다"며 "9월 모의평가가 어려웠는데,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수학은 비슷한 수준이고 국어는 어렵고 영어는 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은 "마스크를 쓰고 학교생활도 해왔지만 여전히 마스크가 답답했다"며 "환기를 자주 했는데 창가 자리였는데도 춥지 않은 날씨라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같은 학교 재학생인 이모(18)양은 "작년에는 시험 중에 칸막이도 있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올해는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며 "그래도 마스크는 써야 해서 시험 중간 중간 머리가 아팠다”고 말했다. 이 양은 “지금 바로 친구들이랑 놀러 가려고 한다"며 "주말에는 가족들이랑 시간도 보내고 수시 면접 준비도 해야 해 바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재수생 이모(19)씨는 "국어, 영어, 수학 모두 대체적으로 어려웠다"며 "그래도 후련하고 이미 내일 약속을 잡아놨는데 얼른 친구들이랑 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1년을 더 공부하면서 너무 지쳤는데 시험 결과도 만족스러우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18)양은 "시험이 끝나서 시원하지만 수능이 많이 어려웠다"며 "국어와 수학이 특히 어려웠고 영어는 모의고사보다는 쉬웠다"고 말했다. 이 양은 "오늘은 집에 가서 잠을 푹 자고 싶다"며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1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신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고양시 중산동에서 왔다는 한 어머니는 "그동안 먹는 것도 마음껏 먹지 못한 것 같아 아이와 마음 편히 밥을 먹고 싶다"며 "친구들을 만나서 노는 것도 좋지만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돼 오늘은 집에서 밥 먹이고 푹 쉬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어머니는 "앞으로 전형이 많이 남아있어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며 "얼른 정시 전형도 끝내고 아이가 마음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편과 함께 마중 나온 또 다른 어머니는 "오랜 만에 온 가족이 같이 외식을 하러 가기로 했다"며 "오늘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당장 토요일부터 면접이 있어서 당분간 계속 수험생 모드일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오는 길에 난이도가 높았다는 기사를 봤는데 걱정이 된다"며 "그래도 결과는 모르는 일이니까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고 기대 섞인 심정을 드러냈다.


수험생의 할머니 등과 함께 마중 나온 학부모는 "외식도 좋지만 아이가 집에서 밥을 먹고 싶다고 해 집에 데려가서 밥을 먹일 것"이라며 "아이가 실망하지 않고 씩씩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수험생이 집에서 답을 맞춰볼까봐 걱정된다는 부모도 있었고, 동생의 시험을 응원하며 '결국 너는 해냈다'는 플래카드를 연신 흔들어 대는 사람도 있었다. 아침 만큼이나 애틋하고 간절했던 수능 당일 저녁 풍경이었다.


한편 이날 전국 곳곳에서 지각한 수험생들을 위한 이송작전이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또한 시험 중간에 학생이 쓰러지거나 부정행위를 해 시험이 무효 처리되는 등의 사건들도 발생했다.


대전 경찰은 입실 완료 시각을 15분 가량 앞두고 중구 목동 충남여고에서 "시험장을 잘못 찾아왔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수험생을 동구 삼성동 보문고까지 긴급히 수송했다.


오전 7시 50분쯤에는 서구 복수동 대신고 앞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수험표를 발견한 경찰이 해당 수험생에게 전달하는 일도 있었고, 유성구 지족고 앞에서는 택시 요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수험생을 대신해 경찰이 택시비를 대신 지불해 주기도 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는 일도 발생했다. 18일 소방당국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8분쯤 "인천시 중구 전동 인일여고에서 수험생 A(19)양이 쓰러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A양은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과호흡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에서는 수능 응시자 11명이 시험시간 외 시험을 치르거나 금지 물품을 반입한 사실이 적발돼 시험이 무효 처리되기도 했다. 18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수험생 2명이 시험 시간을 넘겨 문제 풀이와 답안 작성을 하다가 감독관에게 적발됐고, 또 다른 수험생 3명은 디지털 시계와 휴대전화 등 반입이 금지된 물품을 소지했다가 부정행위로 처리됐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정채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