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당직자 총사퇴
주요 당직 및 선대위 인선 이재명 손에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기 관전 포인트
송영길 2선 후퇴론? "고려대상 아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정무직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를 결의했다. 민주당과 선거대책위원회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이재명 후보의 요청에 따라서다. 선대위 쇄신 등의 권한을 이 후보에게 일임하기로 한 만큼, 향후 당직 인선 과정에서도 이 후보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윤관석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서 민주당이 더욱 많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민주당 정무직 당직의원들은 비장한 각오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일괄 사퇴의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사퇴를 결의한 주요 정무직 당직자는 윤 사무총장을 비롯해 박완주 정책위의장,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 고용진 수석대변인,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김원이 홍보소통위원장 등이다. 김영호 비서실장은 당 대표 보좌와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 일단 직을 유지키로 했다.
윤 사무총장은 “우리당은 지난 10월 10일 대선 후보를 선출했고, 11월 2일 선대위 출범식을 했는데 큰 컨벤션 효과가 없는 상태에서 (이 후보) 지지율도 정체됐다”며 “당직 의원들이 (책임을 지고) 대표와 후보의 판단을 넓혀주기 위해 사퇴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 대표가 당력을 모아 대선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하고,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어 후보와 협의해 쇄신된 선대위를 준비해야 한다”며 송영길 ‘2선 후퇴론’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에 나선 이 후보는 “정무직 당직자의 거취는 제가 요구한 것은 아니고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는 얼핏 들었다”며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용단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인선 방향에 대해서는 “변화와 혁신이라고 하는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선대위 구성도 당직 인선도 당대표와 협의해 정리하도록 하겠다”며 “(선대위 인선은) 필요한 부분부터, 필요한 만큼, 순차적으로 급한 곳부터 처리할 생각이고 당직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대위 쇄신 요구를 계기로 이 후보의 민주당 장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앞서 “민주당에 실망하는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개선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었다. 이날 민주당 민생·개혁 추진 간담회에서도 이 후보는 '사죄의 절' 퍼포먼스를 한 뒤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했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측근들의 주요 당직 입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후보가 그간 자신의 뜻이 당과 선대위에 신속하게 반영되지 못한 데 대해 답답함을 호소해온 만큼, 손발이 잘 맞는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도 “당직 문제는 선대위와 직접 관계는 없지만, 무관하다고도 할 수 없다”며 인선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선에 대해서는 “각 영역별로 워낙 다양한 요소가 있어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힘들다”며 “경륜과 사회경험이 풍부한 분들은 설거지를 오래 하면 접시를 깬 경력이 많은 것처럼 문제 되는 분들이 있고, 다 제거하니까 경륜이나 경험이 문제 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