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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스마트 모빌리티 급가속…신기술 이끌 차세대 리더 전면에


입력 2021.12.17 11:46 수정 2021.12.17 11:4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완성차 전문가에서 미래 신기술 전문가로 경영진 중심이동

커넥티드 추교웅, 수소 임태원, 자율주행 장응준, AI 김정희 등 전진배치

IT‧SW 인프라 전문가로 NHN 출신 진은숙 부사장 영입

현대자동차그룹 신기술 분야 부사장 승진자들. 왼쪽부터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임태원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진은숙 ICT혁신본부장.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진이 전통적인 완성차 전문가에서 미래 신기술 분야를 이끌 차세대 리더들로 중심 이동했다. 완성차 제조사를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구상이 한층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17일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임원인사 면면을 보면, 완성차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장단이 대거 퇴임한 반면, 미래성장 사업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부사장‧전무급으로 승진하며 그룹의 주력으로 부상했다.


정의선 회장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정몽구 명예회장을 보좌하던 부회장단이 대거 퇴진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윤여철 부회장, 이원희 사장, 이광국 사장, 하언태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정 회장 친정 체제가 한층 강화됐다.


윤여철 부회장은 노무 분야, 하언태 사장은 완성차 생산 분야, 이원희 사장은 재무 분야, 이광국 사장은 해외영업 분야에서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부터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왔으나, 후배에게 자리를 넘기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정 회장의 ‘과외선생’으로 불리던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도 현직에서 물러나 해당 분야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게 됐다.


완성차 제조 중심의 현대차그룹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급부상한 차세대 리더들은 전통적인 완성차 분야에서 한 발 벗어난 인포테인먼트, ICT,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 등 신기술‧사업 분야 전문가들이다.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임태원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이 각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차세대 리더 자리를 예약했다.


추교웅 부사장은 커넥티드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및 통합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이끌고, 김흥수 부사장은 그룹 차원의 미래기술 확보 및 신사업 추진역량 내재화 등을 맡게 된다. 임태원 부사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인 수소연료전지 사업 총괄로 역할이 확대됐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이상엽 부사장의 역할이 확대된다. 그동안 현대차와 제네시스에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 부사장은 앞으로 전동화 시대에 적합한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역량 강화가 필요한 분야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배치하는 정의선 회장 특유의 용병술은 이번 인사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미래차 분야에서 필수적인 데이터, 클라우드, IT서비스플랫폼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인 NHN CTO 출신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해 ICT혁신본부장을 맡긴 것이다.


진 부사장은 NHN 재직시 기술 부문을 총괄하며 클라우드, 보안솔루션, 협업 플랫폼 등 다수의 신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자회사 NHN Soft 및 NHN EDU CEO를 겸직하며 클라우드 관련 기술‧사업‧조직도 이끌었다.


진 부사장은 향후 현대차의 IT 및 SW 인프라 관련 혁신을 추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해온 장응준 자율주행사업부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비즈니스 관점의 넓은 시야와 기술 및 사업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향후 확대될 자율주행 분야의 고도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AI(인공지능) 기술 기반 솔루션 개발‧적용을 이끌어온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도 전무로 승진해 그룹의 제품 및 서비스에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제네시스브랜드전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외부 인사 영입도 이뤄졌다. 벤틀리와 맥캘란 등 럭셔리 브랜드 출신의 그레이엄 러셀(Graeme Russell) 상무를 영입해 제네시스 CBO(Chief Brand Officer)를 맡겼다.


신규 임원 선임에서도 연구개발(R&D) 부문 인재를 중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20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으며, 그 중 R&D 무분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이 37%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차세대 리더를 전진 배치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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