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제대로 이별할 수 없어" 지적 이어져
WHO, 시신 접촉시 감염 예방조치 권장…유족·장례 운영 단체 이견
정부가 사망자의 존엄을 유지하고 유족의 애도를 보장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의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제도’를 개정한다. 정부는 장례를 치른 후 화장할 수 있도록 장례 지침을 개정하고 관련 단체와 세부 절차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17일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사망자를 장례를 치른 이후에 화장할 수 있도록 장례 지침을 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감염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장례에 앞서 화장부터 하는 '선화장, 후장례' 형태의 지침을 따르고 있었는데 장례 이후에 화장할 수 있도록 세부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백브리핑에서 "사망자의 존엄을 유지하고 유족의 애도를 보장하면서, 방역 측면에서도 안전한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지난 2월 배포된 장례 지침에는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유족 동의를 받아 코로나19 사망자를 먼저 화장한 이후에 장례를 치르게 돼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망자의 체액에 의해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으나, 장례 전에 사망자를 급히 화장하게 돼 '제대로 이별할 수조차 없다'는 유족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시신과 접촉했을 때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를 권장하는 등,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유족들과 장례 운영 단체 등과의 이견이 있었다.
방역 당국은 장례 지침을 개정하고 세부 장례 절차 등을 관련 단체와 협의하고 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선화장 후장례'뿐 아니라 장례 후에 화장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개정하겠다"며 "장례 실무인력과 장례 시설의 감염 우려도 해소될 수 있도록 세부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