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역량 문제 아닌, 근본적 인식 전환 필요"
"새로운 위험 대응하는 이론과 새 양형기준 마련해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 선거를 두 달 남겨둔 시점에 대검 검사(검사장)급 승진 인사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알박기'인사 아니냐는 논란이 거센 가운데, 박 장관은 "알박기 아니다"고 일축했다. 특정 인사 내정 우려에 대해선 "아니다. 공모를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18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각종 재해로부터의 안전을 수십차례 강조했다"며 "그를 위한 태스크포스도 만들고 담당 전문 검사들과 논의·토론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여전히 사고는 줄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하다"며 "현실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수사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이라며 "새로운 위험에 대응하는 이론들과 재판부를 설득하는 논리, 새로운 양형기준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부공모를 통해 적임자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 적임자가 없으면 또 없는대로 그런거니 한번 기다려봐주셨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외부 공모에 대한 검찰 내 반발에 대해서는 “검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충분히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사지휘를 하게 하려는 게 아니다. 검찰 내부 여론이 있다면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전날 대검검사급(검사장) 경력검사 1명 신규 임용 공모를 냈다. 법무부는 이번 공고에서 특정 보직을 명시하지는 않았고 대신 선발기준으로 중대재해·산업재해·산업안전·노동 분야에 국내외 박사학위나 자격증 소지, 관련 국가기관·공공단체·법인에서 종사 이력 등 실무경험이나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비어있는 검사장급 자리는 광주고검과 대전고검 차장 등 2자리로, 이곳에 외부 인사가 임용될 경우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일선 고검 차장검사 보직에 외부 인사가 임명된 사례는 현재까지 없기 때문이다.
정유미 광주고검 검사는 전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일선 지원할 인력이 아니라 검사장급 전문가를 뽑는다 하니 절로 고개가 갸우뚱 한다"며 "엉뚱한 인사를 검찰에 알박기하려는 시도는 아닐테지요?"라고 박 장관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