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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유희관 역사 속으로, 귀해진 100승 투수


입력 2022.01.19 00:00 수정 2022.01.19 09:4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단 30명뿐인 100승 투수, 유희관이 마지막으로 달성

현역 중 NC 이재학과 SSG 박종훈이 도전 가능한 후보

유희관 은퇴. ⓒ 뉴시스

‘느림의 미학’ 두산 원클럽맨 유희관(36)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유희관은 18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유희관은 구단을 통해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우선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한 결 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작년 시즌 뒤 많은 고민을 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후배들이 잘 성장해 베어스의 미래를 이끌어줬으면 한다. 비록 마운드는 내려왔지만, 언제나 그라운드 밖에서 베어스를 응원하겠다”며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구단주님, 김태형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동료들, 모든 팬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유희관은 지난해까지 총 11시즌을 활약했다.


그는 281경기, 1410이닝에 등판해 101승 69패 평균자책점은 4.58을 기록했다. 특히 선발로 자리를 잡은 2013년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두산 구단 역사상 좌완 투수로는 최초로 100승 고지에 오르기도 했다.


현역 투수 통산 승리 순위(송승준, 유희관은 은퇴). ⓒ 데일리안 스포츠

무엇보다 유희관은 시대를 역행하는 투수로도 이름을 날렸다. 직구 평균 구속 130km의 공은 150km대 투수들이 즐비한 현대 야구에서 느려도 너무 느렸던 것.


하지만 유희관은 빼어난 제구력으로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폭넓게 활용했고 볼넷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승부수까지 더해져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그가 거둔 101승은 KBO리그 역대 29위, 현역 투수들 중에서는 6위에 해당하는 대단한 성적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번 겨울 송승준과 유희관이 은퇴함에 따라 통산 100승 투수들을 보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역 최다승 투수는 올 시즌 KIA로 복귀한 양현종이며 147승에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맨다. 현역 2위 김광현(136승)은 현재 메이저리그 잔류를 노리고 있어 승수 추가가 어렵고, 3~4위 장원준(129승)과 차우찬(112승) 역시 부상으로 신음하는 중이라 크게 기대할 수가 없다.


100승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 투수는 LG 송은범(87승)과 삼성 우규민(75승)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구원 투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은퇴 전 100승 돌파에 여부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사실상 100승 달성이 가능한 투수는 NC 이재학(74승)과 SSG 박종훈(66승)이다. 이들 역시 각각 26승, 34승을 더 보태야하기 때문에 유희관을 끝으로 100승 투수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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