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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광주시민 “민주당 탈퇴하고, 윤석열 보러 왔다”


입력 2022.02.16 12:46 수정 2022.02.16 12:49        광주 =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윤석열, 16일 광주송정매일시장 유세현장

DJ정신·지역주의타파·광주형일자리 강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나는 지금까지 민주당만 찍은 사람이지만, 처음으로 저쪽(국민의힘)을 찍어보려고 합니다. 민주당원이었던 내가 4개월 전 당도 탈퇴했어요”


16일 오전 광주광역시 송정매일시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유세 현장에서 만난 유씨(64세)는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 백현동 의혹에 성남FC 의혹까지 계속되는 거짓말에 점점 민주당에 회의감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아지를 품에 안고 윤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던 그는 “태어나서 호남을 떠나본 적이 없고 오랫동안 민주당원이었지만, 윤석열은 공정하게 나라를 이끌 것 같아 믿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자정께부터 내린 눈이 시장 곳곳에 축축하게 쌓여있고, 유세 현장에도 함박눈이 내려 칼바람이 매서웠음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를 보러온 광주시민과 지지자들 약 200~300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취재진·경찰 등까지 합해 약5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유씨는 “야당 후보 연설에 이정도 인원이 모인 것은 대단한 것”이라며 “호남 민심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이곳에서 40년째 살고 있다는 정씨(60세)는 “나는 광주 5·18을 다 지켜본 사람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곳 국민의힘 민심은 민주당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며 “그래도 예전에는 야당얘기를 아예 꺼내지도 못하고 독립군처럼 쉬쉬했는데, 이제는 눈치 안보고 윤석열 얘기도 자유롭게 하는 분위기다. 그게 바뀐 것이라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의 ‘호남 득표 25%’ 목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윤 후보 연설이 궁금해서 현장을 찾았다는 이씨(51세)는 “주변에는 아직도 완고하게 민주당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이준석이가 말하는 호남 25%가 아주 허무맹랑한 말은 아니다”라고 웃었다.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 앞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유세현장에서 일부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김희정 기자

이날 현장에는 윤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도 삼삼오오 팀을 이뤄 나와 “윤석열은 후보 사퇴해라” “윤석열 물러가라” “광주 그만와라”고 외쳤다. 주최측이 충돌을 우려해 배치한 경호인력이 이들을 막으며 작게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편 윤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지역주의 타파’, ‘김대중 정신’, ‘일자리·문화공간’ 등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주의를 깨고 국민 화합과 통합으로 광주의 발전을 기필코 이뤄내겠다”며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인사발령 나면 전국을 돌아다녔고, 광주에서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년간 근무했기 때문에 지역주의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 역내 GDP가 전국에서 몇 위쯤이냐. 꼴등이다 꼴등”이라며 “수십년 걸친 지역 독점 정치가 지역민들에게 한 게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지지자들은 “맞다” “아무것도 없다”고 소리쳤다.


윤 후보는 “광주 시민들께서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쇼핑몰을 간절히 바란다. 쇼핑몰 하나 짓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렵냐. 그런데 민주당이 막았다”며 “시민이 원하는데 정치인들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쇼핑몰 하나 들어오는 걸 막을 권력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어퍼컷을 날려라” “어퍼컷을 보여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전날 부산 유세에서 보여준 윤 후보의 어퍼컷 세레머니를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는 “김 전 대통령은 무인도에 갈 때 실업, 부정부패, 지역감정 3가지를 가져가겠다고 하셨다”며 “세월이 지나서 아무리 돌이켜봐도 정말 그 위대한 지도자의 명답이었다. 민생을 늘 생각하신 거인의 말씀이었다”고 회상했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선 “광주 자동차 산업이 울산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하긴 하지만 광주 AI 데이터와 결합하게 된다면 자율 자동차 분야에서 선도 도시가 될 수 있다며”며 “영암과 광주를 자율주행자의 AI로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아이를 안고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식선거운동 이틀째를 맞은 이날 윤 후보는 광주 유세를 시작으로 전주·청주·원주 거점유세를 이어간다.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선거운동원 사망자가 안치된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해 율동·로고송 등을 틀지 않고 유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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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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