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야놀자·여기어때 등 숙박앱 ‘깜깜이’ 계약서 개선

광고비 받아놓고 쿠폰정보 등 제공 안 해

계약서에 중요사항 기재·서명 절차 도입

공정거래위원회. ⓒ데일리안 DB

공정거래위원회가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계약 절차를 개선한다.

공정위는 23일 이들 애플리케이션 사업자들이 서비스 관련 중요 정보를 계약서에 포함하고 계약 때 숙박업소에게 서명을 받도록 개선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정위는 야놀자와 여기어때 운영 실태 점검을 통해 광고상품 계약서와 계약 절차 등에서 불투명·불공정한 점을 확인하고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숙박업체한테 광고비를 받고도 할인쿠폰을 얼마나 제공할지, 앱 내에서 광고 노출 위치가 어디인지 핵심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 계약서 확인 절차와 숙박업소용 웹사이트 정보 제공 등도 부족했다.

이번에 개선한 주요 내용을 보면,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광고계약서상 중요사항을 명확히 기재했다.

우선 쿠폰 지급비율과 지급방법(쿠폰권종, 시기) 등 숙박앱 서비스 이용에 관한 중요 정보를 광고상품 계약서에 표시했다. 숙박앱 사업자는 광고비의 일정 비율 상당액을 쿠폰으로 숙박업소에 지급하고 있다. 광고상품이 비싸질수록 쿠폰 지급비율도 높아진다.

2개 숙박앱 사업자는 계약서에 쿠폰 지급 비율을 명시해 광고 이용시 숙박업소가 지급받을 쿠폰총액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야놀자는 숙박업소가 할인쿠폰의 권종 및 지급 시기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계약상 근거 규정을 마련해 숙박업소가 운영 상황에 맞게 쿠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이들 사업자는 앱화면에서 입점업체가 노출되는 기준, 위치 등을 계약서에 보다 명확히 표시했다. 기존에는 광고상품의 노출 기준·위치가 계약서 등에 명시되지 않아 입점업체가 자신의 화면노출 위치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숙박앱 사업자의 일방적인 노출 위치 조작 가능성에도 대응하기 곤란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광고상품 간 노출 순서와 동일 광고상품 이용시 노출 순서에 대한 기준도 구체적으로 표시해 입점업체가 숙박앱 화면상 노출 위치를 예측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숙박앱 화면상의 광고상품별 노출 위치를 구체적으로 표시해 입점업체가 숙박앱 화면상 노출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을 개선했다.

야놀자는 별도 서명 없이 진행되던 계약 체결 절차에 원격으로 계약서 서명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해 숙박업소가 계약서 내용을 최종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숙박업소용 웹사이트를 통한 정보 제공에도 나선다. 이들 사업자는 중개서비스를 위해 개설하거나 운영 중인 숙박업소용 웹사이트에 광고상품 이용 현황과 할인쿠폰 내역 등을 제공하도록 개선했거나 개선할 계획임을 제출했다.

지난해 여기어때는 전월 쿠폰 발급 및 사용 내역이 숙박업소용 웹사이트인 마케팅센터에 표시되도록 개선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실시간 쿠폰 관련 정보와 광고상품 이용 현황도 제공할 계획이다. 야놀자는 올해 상반기 숙박업소용 웹사이트인 파트너센터에 개별 숙박업소의 광고상품 이용 현황, 연말에는 쿠폰 발급 내역이 표시되도록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숙박앱 사업자들의 자율 시정이 숙박앱과 숙박업소 간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문화 정착, 중소 숙박업소의 권익 보호와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공정위는 “계약서 필수 기재 사항 및 서명·교부 의무를 담고 있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 통과돼 제도적으로 공정한 계약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법안심사 과정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법 통과 전에도 입점업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거래 관행 개선을 지속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