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원정서 한국도로공사에 시즌 첫 셧아웃 패
이틀 연속 치른 경기로 체력적 부담과 피로도 쌓여
3월1일 수원 홈 맞대결서 우승 확정 가능성 생겨
정규리그 우승까지 1승만 남겨뒀던 현대건설이 한국도로공사 앞에서 넘어졌다.
현대건설은 23일 김천실내체육관서 펼쳐진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전에서 0-3 완패했다. 여자배구 최다연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15연승을 질주하던 현대건설은 시즌 두 번째 패배이자 첫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모두 도로공사 앞에서 당했다. 첫 패배 때는 두 세트를 따내 승점1을 챙겼지만 이번에는 승점도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129일 만에 무관중 경기로 치렀지만 홈에서 라이벌 현대건설의 우승 파티를 볼 수 없다는 도로공사 선수들의 의지는 강했다. 2위 도로공사는 현대건설에 다시 한 번 패배를 안기며 승점63을 기록, 3위 GS칼텍스(승점53)와의 승점차를 ‘10’으로 벌렸다.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돼 경기일정이 조정된 가운데 전날 수원서 IBK기업은행전을 치르고 바로 김천으로 내려와 도로공사를 상대한 현대건설은 1세트부터 지쳐 보였다. 선수들의 몸은 너무 무거워 보였다.
1세트 막판 22-24까지 추격했지만 ‘클러치 박’ 박정아 공격을 막지 못하며 내줬다. 2~3세트에서는 켈시의 타점 높은 공격에 양효진-이다현 등의 블로킹 벽도 힘을 잃어갔고, 외국인선수 야스민까지 벤치로 불러들였다.
베테랑 황연주를 투입했지만 흐름을 바꾸지 못하고 무너졌다. 경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무리하지 않고 다음을 준비하겠다는 분위기도 읽혔다. 12연승·15연승을 달렸던 ‘1강’ 현대건설의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야스민이 9점을 올렸을 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도 없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려는 현대건설을 홈에서 물리친 도로공사는 ‘역시 대항마’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현재까지 29경기에서 딱 2패만 기록했는데 모두 도로공사전에서 나왔다. 시즌 첫 13연승 도전과 시즌 첫 16연승 도전, 그리고 정규리그 1위 확정도 도로공사 앞에서 꺾였다.
현대건설만 만나면 높은 블로킹에 막혀 고전했던 외국인선수 켈시는 이날 공격성공률 54.7%(30득점)로 날아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현대건설과의 4경기에서 공격성공률이 33%에도 미치지 못했던 켈시는 자신감을 충전했다.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른 현대건설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도로공사 선수들은 셧아웃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현대건설을 또 잡아낸 결과에 뿌듯해하며 챔피언결정전을 그리고 있다.
미리보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항마’ 도로공사에 발목이 잡힌 현대건설은 여전히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오는 25일 KGC인삼공사를 이기더라도 27일 도로공사가 페퍼저축은행에 승리하면 우승은 다음 경기로 미뤄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의 승리가 유력하다. 이후 현대건설의 다음 경기는 3월1일 홈에서 치른다. 상대는 얄궂게도 또 도로공사다. 결국 도로공사를 넘어야 조기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