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취록' 추가 공개…사업과정 위법 인지 정황 드러나
김만배 변호인 "과장된 표현일 뿐"…남욱 측 "조사내용 말하기 곤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관련자들인 이른바 '대장동 4인방'이 배임·횡령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들이 위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인지한 듯한 발언이 담긴 '정영학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됐다.
2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지난 2020년 4월 초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정영학 회계사와 만나 사업 과정에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걸 인정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대장동 수익 배분을 놓고 개발업자들 간 갈등이 생긴 것과 관련해 김씨는 "자수하면 어떠냐. 돈은 이미 벌었다"며 "집행유예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같이 있으면 집행유예를 못 받는다"며 "멀리 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장동 개발 과정에 위법행위가 있었고, 적발 시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까지 내다본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녹취록에선 남욱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개발사업에 대해 "4000억원 도둑질"이라며 "완벽하게 하자"는 말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씨 측 변호인은 문제의 녹취에 대해 "과장된 표현일 뿐"이라며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남 변호사의 변호인은 "조사 내용에 대해 말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횡령·배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대장동 4인방’은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중 예상치 못한 부동산 시장 급등으로 막대한 초과이익이 발생한 것이며, 이는 전혀 예상·의도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죄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