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학부모는 아이들 달래가며 코 찌르는데, 교육당국은 뭐 하면서 독려만?"


입력 2022.03.06 05:04 수정 2022.03.05 15:00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개학하자 마자 4일 0시 기준, 서울 유초중고 신규 확진자 6214명…10명 이상 발생 학교도 33곳

선제검사 강제 논란…조희연 "권고 사항이지만 학부모들도 적극 생각해 달라"

학부모 "권고? 정말 검사 안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나? 사실상 강제와 다를 바 없어"

교사 "쉬는 시간에도 대화금지·질문도 잘 안 받아…아이들만 학교로 내몰리고 있어 피해 우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22학년도 전국 초·중·고교 개학일인 2일 오전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확진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학교가 서울에서만 33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제검사 강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권고 사항일 뿐이지만 학부모들도 적극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학부모와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교육 당국이 제대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여전히 방역책임을 학부모와 학교 현장으로만 떠넘기며 독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서울 유치원·초·중·고등학교에서 신규 확인된 학생 확진자는 6214명으로 치료 중인 학생 확진자는 모두 1만8071명으로 늘어났다. 교직원 확진자 수는 423명 늘어 2297명이 치료 중이다.


확진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학교도 33곳에 달한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관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달 27일 확진자 16명이 발생한 이후 3일까지 학생 73명이 확진됐다.


강동송파 지역 중학교에서는 개학일이었던 2일 확진 학생 52명이 한꺼번에 확인됐으며, 강서양천 지역 초등학교에서는 2월 25일 이후 총 56명이 확진됐다.


이런 가운데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50%가 넘는 다수의 학교가 전면등교를 선택했다. 3~6학년 학교도 다수 학교는 정상등교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 선제검사 결과를 사진을 찍어서 올리라는 식의 강제성을 띤 곳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 교육감은 "학교에도 강제사항이 아니라는 걸 말씀드렸다. 저는 적극적으로 권장, 권고이지만 굳이 안하는 선택을 하셔도 된다"며 "크게 불이익 있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교육감은 "교육부가 주2회 선제검사할 것을 권고한 것에 대해 학부모님들이 난감해하기는 한다"며 "선제검사가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고 공동체를 위한 길인 만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생각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학부모들과 학교 현장의 불만은 여전하다.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서울 마포구의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은 일주일에 두 번 아이들을 달래가며 코를 찌르고,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은 노심초사 교육부 장관, 교육감이 떠넘긴 방역책임 지고 있는데, 교육당국은 도대체 뭘 하면서 독려만 하느냐"고 다그쳤다.


서울의 또 다른 학부모도 "조희연 교육감은 선제검사가 권고라고 하는데, 정말 검사 안하고 학교에 그냥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 사실상 강제와 다를 바 없는 권고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아이들의 학습권 운운하며 선거 앞두고 애들만 학교로 내몰리고 있는 기분"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박모씨는 "코로나가 겁이 나서 새 학년을 맞은 아이들끼리 쉬는 시간에도 얘기를 못하게 하고 질문도 잘 안 받아주고 있다"고 토로하고 "오미크론이 감기보다도 증상이 약하다고 하니, 아예 이 참에 걸리든 말든 내버려둬 우세종으로 만들려는 게 정부 생각인 것 같은데, 이 와중에 아이들의 피해가 극심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하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