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러시아 옹호하는 북한의 '이중기준'


입력 2022.03.08 04:30 수정 2022.03.07 22:1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주권' 강조해온 북한

우크라 주권 침해에 '침묵'

이중기준 철회 요구하며

이중기준 적용하는 '모순'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유엔 긴급총회를 열고 △침공 규탄 △즉각 철군 등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북한은 반대표를 던지며 러시아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이번 결의안은 한국 포함 141개국 지지를 받았으며, '기권' 의사를 밝힌 국가는 중국·인도 등 총 35개국이었다. 반대표는 러시아·북한·시리아·벨라루스·에리트리아 등 5표에 불과했다.


북한의 러시아 공개 지지는 '주권'을 강조해온 북측 대외정책 기조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대화재개 조건으로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해온 만큼, 스스로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교부 제1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남긴 글에서 북한 당국이 불법적 핵·미사일 능력 강화와 관련해 '자주권을 침해 말라'는 입장 등을 거듭 밝혀왔다며 "본인들의 주권을 그토록 강조해온 북한이 우크라이나의 주권·영토·독립을 짓밟는 러시아를 두둔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부정이자 이중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정의한 우크라이나 사태는 자기모순"이라며 "북한은 강대국의 군사력을 활용한 주권국 공격을 대표적인 제국주의적 '망동'으로 정의해왔다. 지난 60년간 비판해온 '제국주의적' '대국주의적' 행태를 러시아가 실현했음에도 문제 제기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강조해온 '반제국주의를 위한 주체적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했다"며 "편의에 따른, 명분 없는 대외정책을 운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역시 최근 발표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전략적 고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자위적 조치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도 "'미제의 북침 위협과 책동'을 핵개발·국방력 강화 등의 자위적 조치 명분으로 삼아온 북한이 자칫하면 자기모순·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개최고 있다. ⓒAP/뉴시스

자가당착 가능성을 의식한 듯 일부 국가들은 유엔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지며 '절충안'을 택하기도 했다.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대립각을 키우며 러시아와 접촉면을 넓혀온 중국·이란 등이 대표적이다. 러시아 '선택'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주권 침해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낀 셈이다.


조 의원은 이번 결의안과 관련해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이란·인도조차 반대표가 아닌 기권표를 던졌다며 "전통적 우방인 세르비아의 경우 오히려 찬성표를 던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단결된 대응으로 러시아가 앞으로 외교·경제·스포츠·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고립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역시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와 함께 더 깊은 고립을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대하는 북한 모습은 김정은 정권이 어떤 존재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은 불법 핵개발, 최악의 인권탄압에 더해 불법 침략의 편을 드는 무모하고 위험한 존재다. 이러한 북한 선의에 의존하는 대북정책은 그만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