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아래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투수에 매우 유리
두산 미란다, 지난해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
2022시즌 KBO리그의 가장 큰 변화라면 역시나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이다.
KBO가 스트라이크존을 넓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함과 동시에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심판들에게 일관된 스트라이크존을 제시, 보다 공정한 판정을 유도할 목적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KBO리그는 5892개의 볼넷이 나왔고 이는 39년 역사에서 가장 많은 수치였다. 투수의 제구력과 타자 선구안의 질적 하락을 탓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KBO는 스트라이크존을 넓혀 경기 분위기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존이 넓어지면 당연히 투수에게 유리해진다. 실제로 시범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상하 공 1개씩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고 있다.
하이패스트볼 또는 떨어지는 변화구를 지닌 투수들이 큰 이득을 보게 되면 반대로 타자 입장에서는 애를 먹게 된다.
여기에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일명 ‘닥터 K’ 유형의 투수들이 큰 위력을 발휘할지도 관심사다. 존이 넓어지게 되면 아무래도 볼넷이 줄고 탈삼진의 개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구위 판독기의 대표적인 기록인 탈삼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역시나 외국인 선수들이다.
특히 지난해 KBO리그에 첫 등장한 두산 미란다는 30여 년간 깨지지 않았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리그 최고의 닥터 K로 등극, MVP까지 휩쓴 바 있다.
지난 10년간 KBO리그에서 탈삼진왕을 차지했던 토종 투수는 2012년 한화 류현진과 2015년 삼성 차우찬 둘 뿐이다. 특히 차우찬을 끝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외국인 선수들이 이 타이틀을 독차지하고 있는데 그만큼 그들의 뛰어난 구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 투수들의 독주를 저지할 후보는 역시나 미국 야구를 경험하고 돌아온 KIA 양현종과 SSG 김광현이다.
현역 통산 탈삼진 1~2위인 양현종과 김광현은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했을 경우 200탈삼진을 뽑아낼 능력을 갖춘 투수들이다.
최근 10년간 탈삼진왕에 등극했던 선수들의 평균 개수는 193.5개. 여기에 9이닝당 탈삼진 역시 최소 8개 이상 기록해야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메이저리그를 거치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구위를 갖춘 양현종과 김광현이 미란다를 비롯한 외국인 투수들의 탈삼진 부문 득세를 저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