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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사회라서 대통령이 성범죄자에게 공식 화환?…2차 가해 의견에 힘 실어 주는 것


입력 2022.03.15 22:36 수정 2022.03.16 06:00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성폭력' 안희정 부친상에 文대통령 공식 근조화환…모친상 이어 두번째

박지현 "이러니 민주당이 내로남불 소리 들어"…이탄희 "피해자 사회적 포위망 더 강화될 것"

청년들 "온정주의, 586끼린 통할 지 몰라도 청년들 공감 못하고 시대정신에 뒤처진 것"

여성계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더욱 위축시켜…2030 여성들의 목소리, 당과 권력 중심부에 들어가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019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정치인들이 성폭력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부친상에 근조화환을 보낸 것을 두고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유교 사회이다 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청년들 및 여성계에서는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성범죄자에게 화환을 보낸 것"이라고 질타하고 "2차 가해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행위이며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2일 문 대통령과 안 전 지사의 부친 빈소에 근조화환을 놓고 여당 정치인 일부가 조문을 간 사실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비판이 나왔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내로남불 소리를 듣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특히나 정치인은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같은날 "대통령 직함 등의 근조화환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포위망을 더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9년 9월 수행비서 성폭력, 추행 혐의로 대법원에서 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7월에도 안 전 지사의 모친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냈다가 피해자를 배려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 여론에 휩싸인 적이 있다.


논란이 커지자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상가 예절을 챙기는 유교 사회이다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년들 사이에서는 유교상 예의범절이 '피해자에 대한 배려'보다 우선 순위에 두는 5060세대의 사고가 바뀐 시대적 가치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송모(29·여)씨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는 문 대통령이 권력형 성범죄자에게 조문 화환을 2번이나 보낸 것을 보고 '아직 정신 못 차렸구나' 싶었다"며 "'원수도 장례는 챙긴다' 식의 온정주의는 586세대끼리는 통할지 몰라도 청년들은 공감할 수 없으며 시대정신에 뒤처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신모(32·남)씨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위로를 전달할 방법도 있었는데 사적인 인연을 이유로 공식적으로 성범죄자 조문 화환을 보낸 것"이라며 "민주당이 성인지 감수성, 여성 정책을 강조해왔는데, 유교문화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여성계에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여성학자는 "개인적 친분을 생각하면 조의를 표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보거나 듣지 않는 비공식적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위로를 전할 수 있었다"며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두 번씩이나 조문과 위로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한 것은 한국 사회 내부에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 경각심을 떨어뜨린다"고 질타했다.


이어 "지금도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은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하거나 보복성 소송이 걸릴까봐 신고를 꺼리고 신고를 하고 나서도 진술을 철회해 정말 극소수만이 재판에 넘어가는 상황인데, 이런 행위는 피해자들을 더욱 위축시킨다"며 "무엇보다 안 전 지사의 피해자인 김씨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2차 가해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태도"라고 덧붙였다.


안소정 한국여성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권력형 성범죄자에게 위로와 격려를 공식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 정치인이 다시 권력 중심부에 등장할 수 있다는 여지를 줘서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민주당은 안 전 지사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사람들과 박원순 전 시장을 조문하고 두둔했던 사람들도 기용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권력형 섬범죄에 대한 심각성, 피해자 중심주의가 실질적으로 내부에서 정착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선 5060 남성 정치인들의 가치관이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며 "다만 이들이 대표할 수 있는 감수성이 한계가 있는 만큼, 2030 여성들의 목소리가 당과 권력 중심부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제는 정치 환경을 바꾸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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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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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onard 2022.03.18  09:11
    이런걸 왜 유교탓을 하나? 개인의 가치관 탓이겠지. 한국이 불교 Monkey항복후,조선성명 복구령으로, 유교국 조선의 한문성명.본관을 의무등록하는유교국으로 복구한건 맞음.5,000만이 행정법.관습법상 주민등록에 조선성명복구령에서 이어진 유교성명.본관 의무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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