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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작품도 다시 보자”…K-콘텐츠, 탈 아시아 리메이크 열풍


입력 2022.03.25 10:30 수정 2022.03.25 09:1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끝까지 간다' 리메이크작 '레스틀리스' 넷플릭스서 1위

'시그널' '사랑의 불시착' 등 리메이크 봇물

지난달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레지스 블론듀 감독의 프랑스 영화 ‘레스틀리스’는 세계 1위를 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프랑크 가스탐비드, 시몬 압카리언이라는 국내 관객들에게 낯선 배우들이 출연한 이 프랑스 영화가 할리우드 작품의 강세 속에서 1위를 한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작품이 한국 원작이라는 점이다.


ⓒ넷플릭스, 쇼박스

‘레스트릴스’는 지난 2014년 개봉한 김성훈 감독의 영화 ‘끝까지 간다’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레스틀리스’의 인기로 인해 원작인 ‘끝까지 간다’ 역시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시그널’도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 됐고, 이달 31일 극장판(하시모토 하지메 감독)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본에서 리메이크 판권을 수입해 2018년 드라마 ‘시그널 장기 미제 사건 수사반’으로 방송된 데 이어 영화로도 제작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극장판 시그널’ 주제곡에 참여하면서 지원사격했다.


이밖에도 손예진 주연의 JTBC 드라마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는 최근 인도 리메이크판 제작을 확정했고, 손예진의 또 다른 출연작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도 미국판으로 리메이크 된다. 또한 미국 방송사는 MBC 드라마 ‘W’, tvN 드라마 ‘호텔델루나’ 리메이크 작업에 착수했고, 일본에서는 지난 2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리메이크작 방영을 시작했다.


물론 이런 리메이크 열풍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일본에선 2004년 ‘호텔리어’를 시작으로 ‘미안하다 사랑한다’ ‘미남이시네요’ 등 국내 드라마 10편을 다시 만들었고, 지난해에는 배우 송혜교와 박보검이 출연한 tvN 드라마 ‘남자친구’가 필리핀 버전으로 방영됐다. 태국에서도 tvN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를 리메이크 했다.


그런데 최근 불어온 리메이크 열풍은 K-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을 증명하는 하나의 지표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과 같은 히트작이 나오면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기존 ‘한류’로 불리며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미국, 유럽 등까지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KBS2 ‘굿 닥터’가 2017년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리메이크 된 것에 이어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 등의 성공, OTT 국내 오리지널 드라마 등의 흥행이 맞물리면서 K-콘텐츠의 ‘탈 아시아’ 리메이크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할리우드에서는 현재 ‘부산행’과 ‘악녀’ 등도 현지화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레스틀리스’의 사례로 보여진 것처럼 리메이크작의 성공은 이미 공개된지 수년이 지난 원작까지 덩달아 주목을 받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국내 작품이 다른 나라에서 리메이크 될 때에는 한국적인 특생이 강했던 작품들의 색채에 어떻게 변화를 주는지가 관건이다. 예컨대 ‘사랑의 불시착’과 같은 작품은 분단상황이라는 남북의 특유의 상황이 전제가 됐던 만큼, 이런 설정을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 녹여 낼지 관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순히 드라마나 영화의 판권만을 판매했던 것과 달리 이제 원작을 작업했던 제작사나 제작진이 직접 리메이크 작품을 제작하는데 힘을 보태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 콘텐츠는 특유의 개성은 물론 보편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콘텐츠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달려진 만큼, 이미 지나간 한국 작품들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나간 콘텐츠도 다시 봐야 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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