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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죽어가는 할리우드 로코 숨 넣은 '로스트 시티', 국내 흥행 기대할 수 있을까


입력 2022.04.19 13:18 수정 2022.04.19 13:1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0일 개봉

국내는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로맨틱 코미디는 슈퍼 히어로물, 액션 블록버스터, 스릴러 등의 작품에 밀려 흥행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주연의 '로스트 시티'가 북미에서 좋은 성적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로스트 시티'는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아랍 에미리트,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터키, 루마니아,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체코,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그리스, 리투아니아, 폴란드, 인도, 말레이시아, 타이완 등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개봉을 하며 4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서 첫 오프닝 수익 약 304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올해 '더 배트맨'(2050만 달러)이 기록한 상반기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미국 박스오피스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현재 '로스트 시티'는 8799만 8536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는 2017년부터 2019년 코로나19 이전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의 성적을 초과한 기록이다.


'로스트 시티'는 전설의 트레저에 관한 유일한 단서를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로레타(산드라 블록)가 위험천만한 섬으로 납치당하면서 그를 구하기 위한 이들의 예측불허 탈출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산드라 블록의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며 채닝 테이텀의 그의 상대로 출연했다. 여기에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빌런으로,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카메오로 출연해 코미디 영화에 어울리는 존재감을 뽐냈다.


미국 영화 전문매체 스크린 랜트는 '로스트 시티'의 흥행 이유로 할리우드 스타 캐스팅과 케미스트리, 코로나19 방역 제한 안화, 35세 이상의 여성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꼽았다.


해외에서의 선전과 호평이 국내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해외 로맨틱 코미디는 힘을 잃은지 오래다. 역대 박스오피스 200위 순위 중 해외 멜로 작품은 '라라랜드'(2016)가 197위로 유일했다. 300위로 범위를 넓혀도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타임'(2013년)이 215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은 찾아볼 수 없다.


로맨틱 코미디 부진이 해외 작품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작품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극장가에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많이 만들어지고 흥행 성적도 좋았다. 2001년 개봉해 448만 관객을 동원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쓴 '엽기적인 그녀'를 시작으로, 2003년 '동갑내기 과외하기'(500만), 2004년 '어린 신부'(314만), '늑대의 유혹'(218만) 2005년 '광식이 동생 광태'(243만), '작업의 정석'(234만), 2006년 '달콤, 살벌한 연인'(228만), 2010년 '시라노; 연애조작단'(268만) 등이 사랑받았다. 하지만 뻔한 스토리와 여성으로 한정된 관객층, 흥행 부진 전례 등을 요인으로 제작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스릴러, 액션 등의 장르물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후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 2014년 '수상한 그녀'(866만), 2018년 '너의 결혼식'(280만), '완벽한 타인'(529만), 2019년 '가장 보통의 연애'(292만)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다양한 작품이 선보이지 못하면서,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 흥행 부진과 기근 현상은 반복되고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는 '신비한 동물 사전'과 '해리 포터'의 세계관을 엮은 '신비한 동물 사전: 덤블도어의 비밀'이 정상을 달리고 있다. 완성도와 해외 호평으로 분위기를 먼저 띄운 '로스트 시티'가 국내에서도 로맨틱 코미디의 죽어가는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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