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겨우겨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자영업자가 최근 50대 커플 손님에게 이른바 '먹튀'를 당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술집 운영하는 호프집사장입니다. 아직도 먹튀하는 인간들이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은 노가리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장 A씨는 "지난 수요일 50대 정도로 보이는 커플이 저희 가게에 왔다"며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이 커플은 술을 주문한 뒤 '여기는 먹을 게 없다'라는 말을 하며 노가리를 시켰다고. 그는 "손님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제 익숙해져서 기분도 안 나쁘다"고 덧붙였다.
이어 A씨는 "자리에 먼저 앉아계신 손님을 항상 우선으로 생각하고 장사한 지 2년 차"라며 "그때 자리에 없었던 중년 커플은 화장실 갔겠거니 생각해 다른 손님에겐 '죄송하다'하고 돌려보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 중년 커플은 2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A씨는 "주변을 둘러봤더니 도망갔더라"며 "그날 장사는 다섯 테이블을 받고 그렇게 끝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는 A씨는 혹시나 모르고 갔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CCTV를 돌려봤으나 '먹튀'의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A씨는 "커플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속삭이더니, 여성이 먼저 소지품과 옷가지 등을 챙기고 일어났다"며 "그 후 남자가 자켓을 입고 본인 소지품을 확인하고선, 맥주를 따르는 알바 옆을 지나가면서 '화장실 비번이 뭐였더라'라고 흥얼거리며 지나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는 커플의 지문 채취를 위해 그들이 먹었던 술병을 따로 빼달라고 요구했다고. 이후 현장감식반이 병을 가져갔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때문에 혈세 낭비하는 거 아닌가 싶어 형사님께 '이렇게 안 하셔도 된다'고 했더니 형사님이 한마디 하셨다"며 형사로부터 '사람 많고 장사 잘 되는 번화가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본인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위로의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A씨는 "거리두기로 대출 받아 겨우 겨우 버티며 어떤 손님이 와도 웃는 모습으로 반겨드리려 노력했는데 너무나 괘씸하고 화가 나서 눈물이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정말 떳떳하고 양심 있는 손님분들이 화장실을 가면 힐끗 힐끗 쳐다보는 제 자신이 어이없고 비참해진다"고도 털어놨다.
아울러 A씨는 "이런 인간들은 분명 벌 받아야 한다"며 "이 사람들이 사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가 공개한 CCTV 장면에 따르면 가게 내 자리를 잡은 커플이 천연덕스럽게 음주를 즐기고 있다. 또한 여성이 먼저 일어나 나가고, 그 뒤를 이어 자켓을 입고 나갈 채비를 하는 남성의 모습도 담겼다.
해당 사연에 많은 누리꾼들은 "돈이 없으면 먹지 말지 나이먹고 도둑질이냐" "반드시 잡았으면 좋겠네요" "잡아서 망신을 줘야 한다" "저런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게 문제다" "왜 저러고 살까" 등 분노했다.
한편 무전취식은 경범죄에 해당해 10만원 이하 벌금·구류·과료 등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상습성이나 고의성 등이 인정돼 사기죄 성립 요건을 갖추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