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국경봉쇄 지속
비료 등 원자재 수입 어려울 듯
북한이 각종 신무기 개발 소식 대신 가뭄 문제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활적 문제"로 강조한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총력전을 펴는 양상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전국 각지에서 가물(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 계속 강력히 전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각지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용기백배, 기세충천하여 가물 피해를 막는데 총발동되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농사는 하늘이 아니라 사람이 짓고 과학이 짓는다는 철석의 신념과 의지를 만장약(가득 채움)하고 자연의 도전을 물리치기 위하여 강력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황해남도 △황해북도 △평안북도 △평안남도 △함경남도 △평양시 등의 대응 사례를 소개했다.
구체적 방안으론 △물주기 과제 수행 △선전물 배포 통한 대중적 열의 고조 △성장 촉진제 분무 △양수 설비 가동률 증대 △영농자재 생산·보급 △비료생산 등을 언급하며 "자연의 도전을 짓부시기 위해 견인불발의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농기계 부속품 및 영농자재와 관련해선 "국내 원료·자재에 의한 생산 방법을 확립하고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1월 제8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수립한 자급자족 기조를 재확인했다.
신문은 전날에도 '전국, 전민이 가물과의 투쟁에 총동원되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늘의 가물 피해막이는 단순히 농작물을 지키는가 마는가 하는 실무적인 사업이기 전에 당의 권위 보위전(戰), 사회주의조국의 존엄 사수전"이라며 "모두 다 애국의 마음 하나로 합쳐 귀중한 농작물을 지켜내자"고 촉구했다.
집권 10년을 맞은 김 위원장이 이렇다 할 경제성과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식량 증산 목표까지 흔들릴 경우 '권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전방위적 대응에 나선 분위기다.
무엇보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경봉쇄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내부 쥐어짜기' 이외의 대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지난달 말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북중 화물열차 운행중단을 중국 측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비료 및 영농물자 등 식량 증산에 필수적인 자원들을 외부에서 공급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북한의 식량 생산은 비료 등 농업 원자재의 투입과 기상 여건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내(자체) 생산이 어려운 농업 원자재 수입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