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전반 화기애애 분위기 연출
尹, 여야 의원석 두루 돌며 악수 청해
총 18번 박수…민주당 의원들도 호응
연설 마치고도 이례적으로 민주당 찾아 인사 건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줄곧 협치와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여소야대 국면 속 협력 관계를 통해 국정을 원활하게 풀어나가겠더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하늘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하고 국회를 찾았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당색인 파란색에 가까운 색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들을 가리지 않고 두루 인사를 나눴다. 민주당 의원 대다수도 윤 대통령이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며 호의적으로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단상에 오른 윤 대통령이 의원들을 향해 인사하자 뒤편에 위치한 박병석 국회의장이 “의장께도 인사를 하시죠”라 농담을 건넸고 장내에서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15분 간 이어진 연설에서 줄곧 협치를 강조했다. 과거 세계 2차대전 당시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의 전시 연립내각을 구성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지금 대한민국에도 이 같은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시정연설의 목적인 코로나 손실보상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민주당의 실질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이날 연설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10번, ‘위기’를 9번 언급하며 대내외 경제 위기의 심각성과 이로 인한 여야 협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연설 중간중간 장내에서는 윤 대통령을 향한 박수가 총 18번 터져나왔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수를 칠 때 함께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 보였다.
윤 대통령이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교육개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는 순간 박수가 나왔고, 국정 주요과제를 의회와 긴밀히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힐 때도 큰 박수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연설이 끝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 등과 함께 본회의장을 한 바퀴 돌면서 의원들과 재차 인사했다. 윤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의 자리로 다가가자 이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나눴다.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다가가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환호성을 보내기도 했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 연설 후 여야 의원석을 일일이 돌며 인사를 나눈 것은 이례적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께서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퇴장하지 않고 야당 의석을 돌아오실 때까지 남아 기다린 점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야당 의원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인사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빠져 나온 윤 대통령은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과 만나 민주, 정의당 의원들과도 악수를 나눈 배경을 묻는 질문에 “정부와 의회 간의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습니까”라 답했다.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을 한 소감에 대해서는 “국회에 와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우리 민주주의와 의회주의가 발전해 나가는데 한 페이지가 되기를 저도 바라고, 개인적으로도 아주 기쁘고 영광스러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