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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크라잉'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 "우리가 아닌 우크라이나의 승리"


입력 2022.06.02 07:41 수정 2022.06.02 07:4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카타르월드컵 PO 준결승서 스코틀랜드에 3-1 원정승

전쟁 상처로 인한 최악의 환경에서 일군 기적적 승리

선수도 감독도 팬들도 울며 "우크라이나의 승리" 자축

스코틀랜드 꺾고 기뻐하는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 ⓒ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이 전쟁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가 될 승전보를 띄웠다.


우크라이나는 2일(한국시각) 오전 3시 45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햄던 파크에서 킥오프한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토너먼트 A조 준결승 스코틀랜드전에서 3-1 승리했다. 이곳에서 40년 가까이 지지 않았던 스코틀랜드는 하나로 뭉친 우크라이나 앞에서 패퇴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탓에 우크라이나-스코틀랜드전은 카타르월드컵 조추첨까지 끝난 시점에야 열렸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치른 A매치. 전쟁의 상처로 인한 최악의 환경에서 이끌어낸 기적과도 같은 승리에 모두가 울었다.


올렉산드르 진첸코(맨체스터 시티)는 경기 전날 눈물을 훔치면서 "모든 우크라이나인은 전쟁이 멈추기를 원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축구 선수들에게도 많은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원정경기였지만 우크라이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스코틀랜드 홈팬들도 우크라이나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Stop war!'를 외쳤다. 우크라이나 팬들은 눈물을 머금고 국기를 흔들며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기대에 부응하듯, 우크라이나는 전반 3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방에서 날아온 롱 패스를 받은 아르몰렌코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박스 앞까지 침투한 뒤 골키퍼 고든의 키를 넘기는 칩슛으로 첫 골을 빚었다.


우크라이나 골. ⓒ AP=뉴시스

전반 유일한 유효슈팅이 골로 연결돼 1-0 리드를 잡은 우크라이나는 후반에도 분위기를 주도했다. 후반 시작 4분 만에 로만 야렘추크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헤더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팬들은 국기를 흔들면서 국가를 ‘떼창’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2-0 앞선 후반 34분에는 골라인을 지키지 못해 추격골을 허용하며 1점차로 쫓겼다. 불안한 리드를 안고 있던 우크라이나는 후반 추가시간 5분 도브비크가 진첸코의 침투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박스로 진입해 1:1 찬스에서 침착한 슈팅을 쐐기골을 넣었다. 원정에서 3-1 승리를 따낸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경기 종료 후 올렉산드르 페트라코프 감독은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우리의 승리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위한 승리”라며 전쟁으로 많은 사상자를 안고 큰 피해를 보며 울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스코틀랜드를 꺾은 우크라이나는 가레스 베일 활약(2골)을 앞세워 오스트리아를 누른 웨일스와 오는 6일 웨일스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유럽 플레이오프 토너먼트 A조 결승전을 치른다.


이기면 월드컵 본선 티켓을 손에 넣고, 월드컵 무대에서는 잉글랜드-미국-이란이 속한 B조에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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