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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국제유가…정유사 그래도 웃는 이유


입력 2022.06.04 06:00 수정 2022.06.03 17:3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OPEC+ 증산 방침에도 석유제품 수급 불안 여전

중국 봉쇄 해제, 드라이빙 시즌 맞물려 하반기도 마진 강세 전망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국제유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방국가와의 힘겨루기 끝에 OPEC+가 증산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미온적이다.


유가 전망도 기관마다 엇갈리면서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불확실성은 원유 및 석유제품 수요를 부추겨 하반기 정제마진을 밀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앞으로 두 달간 하루 64만8000배럴을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전 증산량인 하루 43만3000배럴과 비교해 50% 가량 늘어난 수치다. 다만 이 규모는 대러제재로 줄어든 러시아 석유 생산량과 비교하면 적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러시아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 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감소분을 메우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시장 반응이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증산 발표 이후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 보다 1.39% 오른 배럴당 116.8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1.14% 상승한 117.61달러다.


석유 공급이 충분히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대러 제재가 심화되면 등경유 등 석유제품 수급에 대한 시장 불안은 증폭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유럽연합(EU)은 6차 제재안을 채택하며 올해 안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90% 이상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원유 금수 조치는 지금까지 EU가 단행했던 대러 제재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조치 해제로 억눌렸던 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으로 소비가 늘어나면 수급 불균형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하이투자증권은 "6월부터 봉쇄 해제 시 중국의 석유제품 순수출량은 빠르게 축소될 전망"이라며 "역내 수급이 다시 한 번 타이트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재고 수준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석유 재고는 3월 이후 4500만 배럴 더 감소해 지난 5년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


이 같은 공급 축소 우려로 하반기에도 정제마진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등·경유 정제마진은 올해 들어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월평균 경유 정제마진은 배럴당 50달러, 등유 30달러 내외를 나타내고 있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 제품을 만들어 팔 때, 얼마만큼 이익을 남길 수 있느냐는 것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정제마진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석유 제품 마진 고공행진에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1분기 호실적이 유가 급등으로 인한 재고평가이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면 2분기는 재고 손익 보다는 석유제품 판매 증가와 정제마진 상승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드라이빙 시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상하이 봉쇄 해제 등으로 석유제품 수급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정제마진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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