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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현금살포 경쟁…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이세미의 슛오프]


입력 2022.06.09 07:00 수정 2022.06.09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카드사 10만~21만원 캐시백 혜택

체리피커↑…기존 고객 피해 우려

ⓒ각 사

카드사들의 마케팅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신규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20만원 상당의 캐시백을 내세운 현금성 포인트를 약속하는 등 출혈경쟁을 불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제 살 깎기’ 즉 고육지책과도 같다. 다른 한 쪽에선 단기간에 특정 카드사 혜택만 쏙 골라 쓰는 고객인 ‘체리피커’들이 양산되고, 심지어 ‘꼼수’ 마케팅이라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마저도 감내하겠다는 분위기다. 수익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선 고객 확보가 더 시급한 과제라는 이유다. 말 그대로 ‘짠내 나는’ 쩐의 전쟁이다.


국내 주요 모든 전업 카드사들은 캐시백 또는 현금성 포인트를 앞세우고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 결제내역이 없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30만원 이상 결제 시 2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최대 19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KB국민·신한·롯데·BC카드 역시 최소 10만부터 최대 16만원까지 캐시백을 약속했다.


2년 전 10만원대의 캐시백 수준이 2배 가까이 훌쩍 뛰면서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소지를 근거로 제동을 걸었지만 벼랑 끝에 몰린 카드사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카드사들은 페이백 마케팅은 결제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카드사들의 현금성 마케팅을 주저앉힐 법적 근거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나, 바람직한 마케팅 방향에 대한 대책 논의가 시급하다. 과열 마케팅은 수익성 악화는 물론 그 리스크가 충성도 높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다보니 장기 고객들을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본격 금리 인상기를 맞아 카드사는 업계도 고객도 만족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한 출혈 경쟁으로 미래를 저당잡히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생존전략의 우선순위를 세워 카드사의 마케팅 경쟁이 빚좋은 개살구로 끝나지 않도록 말이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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