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 우려에 윤핵관 갈등설까지
권성동 '제동'에 장제원 '불참 선언'
민들레, 모임 성격 바꿔 출범할 듯
장제원 "친윤 세력화 아냐...오해 없길" (6월 9일)
권성동 "발족하지 않는 게 좋겠다" (6월 10일)
장제원 "민들레 불참...성동이형과 갈등無" (6월 11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모임 가칭 '민들레'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 봉합됐다. 지난 9일 출범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계파 갈등 재연' 우려부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분화'까지 민들레는 사흘 내내 정치권을 달궜다.
특히 윤핵관으로 손꼽히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민들레 발족에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윤핵관 내부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결국 장 의원은 11일 "윤석열 정권에서 성동이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민들레 불참 소식을 밝히며 재빨리 논란 확산을 막았다.
'민심 들어 볼래' 약자 민들레
尹정부 국정운영 뒷받침 취지
민들레는 '민심 들어 볼래'의 약자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며, 의원 간 친목과 유대의식을 강화해 당 화합과 결속을 도모하자는 취지의 모임이다. 모임 간사인 이용호·이철규 의원이 추진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윤 대통령 당선인 총괄보좌역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를 지냈다.
그러나 장 의원을 비롯해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 30여명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친박(친박근혜), 친이(친이명박) 등 계파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권 원내대표까지 나서 민들레 모임에 대해 비판했다.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표는 "이미 공식적 경로로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협의체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따로 사조직을 구성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같은 날 저녁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들레는 민심을 받드는 의원들의 단순 아침모임이라면서 "친윤 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민들레 참여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권성동 반대에 새 국면 맞이한 '민들레'
민들레 논란은 다음 날 오전 권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그는 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이 오해할 수 있는 그런 의원들 모임은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에 그런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제가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다"고 강조했다.
윤핵관 투톱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의 엇갈린 목소리에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진 것이 아니냐', '윤핵관 내부 세력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이 같은 정치권 해석에 부담을 느낀 장 의원은 돌연 입장을 바꿔 '민들레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11일 오전 페이스북에 "권 원내대표와의 갈등설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윤석열정권에서 성동이형과 갈등을 없을 것"이라며 ''A brother is brother.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권 원내대표의 진정성을 믿는다"며 "제가 의원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저는 의원 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들 간의 건강한 토론과 교류와 소통을 위한 다양한 모임들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이 한 발 물러나면서 두 사람 갈등설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민들레 출범을 이끄는 이용호 의원은 10일 오후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당내 갈등이 윤핵관 대 윤핵관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는 질문에 “두 분(권성동·장제원) 사이에 큰 이견은 없다고 듣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을 공적으로 끌고 있는 분이고 아무래도 외부의 시각이나 참여하지 않는 분들의 시각을 또 대변하는 것이고, 장제원 의원 같은 경우는 실제로 저희가 처음에 출범하려고 했던 취지에 대해 문제 없다는 것을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5일 첫 출범 하려고 했던 민들레는 시기를 늦추고, 모임의 성격을 바꿔 그대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 의원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되는 한 계파 정치라는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은 "당대표나 원내대표 등이 오해를 해 모임 자체가 갈등 요인이나 분란의 씨앗이 되면 안 되는 것 아니겠나"라며 "그런 것들이 불식될 수 있도록 속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민들레는 결코 특정인 중심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세력 규합을 위해 구성되는 조직이 아니며 그렇게 운영될 일도 없을 것"이라며 "장 의원의 이름이 먼저 보도가 돼 그런 오해를 받게 됐는데 기본적으로 이 모임은 오픈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