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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에 금융시장 ‘퍼펙트 스톰’…증시 연저점·환율 연고점


입력 2022.06.20 17:49 수정 2022.06.20 17:4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코스피 2400선 붕괴 마감…코스닥 2년 만에 최저치

장중 1295.3원 연고점 경신...커지는 경기 침체 우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커진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금융 시장에 퍼펙트스톰(총체적·복합적 위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년 7개월만에 2400선이 붕괴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도 3%대 하락률로 760선까지 후퇴하며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연고점을 경신하며 1300원선에 육박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금융 시장 전반에 확산되는 모습이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90p(2.04%) 하락한 2391.0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에 이어 장중 2400선이 붕괴됐고 장 내내 다시 회복하지 못하면서 지난 2020년 11월4일(2357.32) 이후 1년7개월여만에 2400선을 내준채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대비 4.09p 상승한 2445.02로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하더니 이후 하락폭을 키우면서 오전 10시경 전 거래일대비 1.74%(42.39p) 하락한 2398.54를 기록하며 2400선이 붕괴됐다. 이어 전거래일 장중에 기록한 연저점(2396.47)을 경신한 뒤 2380선을 지지선으로 회복에 나섰지만 오후 들어 다시 낙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 2372.35까지 떨어지면서 장중 저가 기준 지난 2020년 11월 5일(2370.85)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237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후 장 마감을 앞두고 조금씩 회복해 결국 2390선을 회복한 채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63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하는 등 달러 강세가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188억원과 412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내림세다. 대장주 삼성전자(-1.84%)는 장중 5만81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장 막판 소폭 회복하며 전 거래일 대비 1100원 하락한 5만8700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크게 하락하며 760선까지 후퇴했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8.77p(3.60%) 내린 769.9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 8일(765.96) 이후 거의 2년만에 최저치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장과 함께 전 거래일대비 6.19p 상승하며 804.88을 찍는 등 80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다시 800선을 하회했고 790, 780, 770선이 차례로 무너졌다.


오후들어 낙폭을 키우며 하락률이 4%를 넘기며 763.22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코스피시장과 마찬가지로 장 막판 소폭 만회하며 770선을 사이에 두고 등락을 거듭했지만 결국 770선을 회복하지 못한채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1478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133억원과 433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일 하락은 국내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 수준을 넘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코스피 거래대금이 8조원대에 그치는 등 수급 취약성이 낙폭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으며 저점 매수 유입이 많지 않아 지수 하락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 달러화 이미지.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을 돌파하며 1300원선을 위협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달러화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5.1원 오른 1292.4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1295.3원까지 올라 지난 15일 기록한 연고점(고가 기준 1293.2원)을 3거래일 만에 경신했다.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 2020년 3월19일 기록했던 1296.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중국 위안화 강세와 당국 개입 영향으로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장중 한때 1287.6원까지 내리기도 했지만 다시 1290원선을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연준이 지난주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 경기 침체 공포가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양상이다.


소비·생산지표의 뚜렷한 둔화 속에서 기업 실적의 하향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침체 공포가 먼저 빠르게 높아진 상황이어서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만 보더라도 지난 2021~2022년 주식시장의 주요 매수 주체였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국내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인식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하락 구간에서 대외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클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최근 주가 하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 반대매매가 확대되고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상존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전경.ⓒAFP/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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