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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등판 임박'에 커지는 당내 비판·견제…친명계는 李 엄호


입력 2022.07.15 01:30 수정 2022.07.14 23:5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李 "마음의 정리 됐다"…17일 출마 선언 관측

당권 주자들 "당 위해 헌신할 새 얼굴 필요" 견제

'방탄용 출마' 비판도 제기…친명계 "정치공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6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8·28 전당대회 등판이 임박하자, 비명(비이재명)계 당권 주자들이 '책임론'을 부각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당내에서도 계파 갈등 심화 우려를 제기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 의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선거 출마와 관련해 "많은 분의 의견도 청취하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서 마음의 정리는 됐다"며 "빠른 시간 내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오는 17일에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당내에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이 의원이 입장 발표를 미루면서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그는 대선 때부터 강조해 온 '정치 개혁' 내용을 출마 선언문에 주로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출마 소식이 알려지자, 당권 주자들이 가장 먼저 견제 메시지를 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강병원 의원은 이날 SNS에 "'이재명의 시간'이 '민생의 시간'을, '당 혁신의 시간'을 뒤덮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국민께 민주당이 희망의 이름으로 남기 위해 당 혁신이 절실하다. 당을 위해 헌신할 새 얼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제가 출마 선언도, 당 혁신 방안도 최초로 발표한 이유는 그만큼 준비돼 있기 때문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연이은 패배의 상징이 아니라, 젊고 혁신하는 리더십이 대안"이라며 "저는 부정할 수 없는 친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약속드린다. 뛰어넘겠다. 계파 줄 세우기가 아닌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친문도, 친명도, 586도 모두 초월하겠다"고 강조했다.


97그룹의 박용진 의원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란 미명 아래 연전연패한 장수가 또다시 민주당에 패배 기운의 싹을 틔우고 있다"며 "방탄용 출마와 사법 리스크란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정치 보복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현 정권에 약점을 잡히지 않아야 한다. 결연히 싸워나갈 수 있는 민주당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어대명'이라는 절망적 체념으로 드리운 민주당의 위기는 민주당의 가치와 시대 정신의 위기다. 어대명이라는 막다른 골목과 안방 대세론의 절망적 체념에서 벗어나 민주당의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로 당권에 도전한 김민석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지금 민주당의 과제는 대선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라 국정전반을 리드하면서 당을 안정시키고 당의 다양한 역량을 전체로써 움직이게 하는 숙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 의원 당선으로) 결과가 난다고 하더라도 마음으로부터의 동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정말 어려울 때 당을 하나로 끌어갈 수 있는 단단한 화합의 힘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면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도 이 의원 출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조응천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그냥 흘러가면 당의 얼굴만 바뀌는 것이지 잘못된 민주당은 바뀐 게 하나도 없게 된다"며 "배 위에 구멍은 그대로 났는데 일등석 주인만 바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사정 당국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고문의) 대장동 사건, 성남FC 사건 등을 검수완박이 완료되는 9월 10일 이전까지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 리스크를 계속 껴안고 가는 건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친 이재명계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대 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호, 정청래, 박주민, 김병욱, 양이원영, 김남국, 김용민, 장경태 의원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비명계의 비토 여론에 대해 이 의원은 "원래 당이라고 하는 게 다양한 분들이 모이는 곳이고, 의견이 다른 것은 존중하고 다양성이라고 하는 게 당의 본질"이라며 "의견의 다름은 시너지의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비명계의 견제와 비판에도 반격을 자제하던 친명계는 사법리스크를 피하려는 일종의 방탄용 출마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발끈했다.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진 장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사법리스크? 어그로(도발적 행위로 상대의 공격을 유도하는 것)만으로 혁신이 되진 않는다"며 "우리 당 후보에 대한 많은 공격이 있을 수 있지만 검찰 수사를 전당대회에 이용하는 건 궁색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이어 "이미 지난 국감과 대선에서 사실도 아닌 의혹만으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정치공세와 무리수는 흘러 넘쳤다"며 "이로 인해 민생과 경제가 뒷전으로 밀렸던 것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사법리스크를 피하려고 하는 일종의 방탄용 아니냐는 말씀을 하는데 이 의원이 그렇게 비겁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의원은 인권변호사로서 또 성남시장으로서 경기도지사로서 끊임없이 검찰 또는 기득권 세력의 공격을 받아왔다. 수없이 압수수색을 당해왔지만 거기서 좌절하거나 굴복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 의원의 출마를 비판하는 97그룹을 향해 "갈치는 갈치를 먹는다. 동료를 고역하는 내부총질로 생존하고자 하는 갈치정치는 박쥐정치만큼 배격 대상"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검찰공화국과 비선라인에 대해선 소극적이면서 죽기살기로 이재명 때리기에 골몰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97그룹은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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