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관객층은 40대 여성...젊은층 수요도 증가
지난해 브런치 콘서트 86%가 클래식 장르
평소 뮤지컬 등의 공연을 즐기던 직장인 A씨(여·37)는 “점심시간이 유일한 낙”이라고 말한다. 최근 ‘브런치 공연’에 관심을 두면서 생긴 변화다. 그는 “최근 아이를 출산한 이후 회사와 집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면서 “점심시간을 활용한 브런치 콘서트를 보기 시작하면서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도 풀고 일상의 스트레스도 줄었다”고 말한다. 또 그는 “아이가 생기다 보니 조그만 지출에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브런치 콘서트는 1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부담이 덜하다”고도 덧붙였다.
브런치 콘서트의 가장 큰 강점은, 틈새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가벼운 브런치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정도의 비용으로 부담 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브런치 콘서트의 티켓 1매당 평균 가격은 2021년 1만3035원, 2022년은 1만4161원으로, 대극장 뮤지컬 VIP석 티켓 가격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이다.
티켓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에 따르면 브런치 콘서트는 2020년 대비 2021년 티켓 판매금액이 144.7% 증가했고, 올해도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대비 78.3%의 판매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전년대비 판매액 증감율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46.9%, 2.4%까지 성장했다가 코로나19가 극심하던 2020년 하락 이후 다시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다.
관객의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공연 건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42건의 공연이 열린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벌써 60건의 공연이 진행됐다. 지난해와 올해 판매 기간을 같은 시기로 비교해도 2021년 동기간 대비 18.3% 증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주요 관객층은 공연 시간 특성상 여전히 40대 이상 여성 관객이 차지하고 있다. 올해 예매자 분포를 살펴보면 40대 여성(36.6%), 50대 이상 여성(24.8%)의 순이었고, 성별로는 여성이 86%, 남성 14%로 집계됐다. 2021년에도 40대 여성이 30.8%로 가장 많았고, 30대 여성(23.2%), 50대 이상 여성(18.4%)의 비중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처음 브런치 콘서트가 기획될 당시부터 타깃층을 ‘주부’로 설정했기 때문에 당연히 40대 이상 여성 관객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들어 공연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여러 기획 요소들이 들어가게 되면서 젊은 층에서의 수요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향후 주요 관객층인 주부층을 붙잡아두고, 새로운 관객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했다.
새로운 기획 공연들이 조금씩 시도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브런치 콘서트는 클래식 장르의 독식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인터파크 티켓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에 개최된 브런치 콘서트의 경우 86%(74개)가 클래식 장르고 9%(8개)가 콘서트, 5%(4개)가 무용·전통예술 장르다. 2022년 역시 상반기 기준 88%(53개)가 클래식 장르에 쏠렸다.
공연장의 틈새 시간대를 이용해 열리는 공연인 만큼 클래식 장르가 무대 셋업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좋기 때문이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기획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클래식 장르다. 일단 크게 고민하지 않더라도 이미 작곡가별, 연주자별로 기존 레퍼토리가 많이 쌓여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라면서 “관객 입장에서도 아침과 점심 사이에 클래식 악기의 따뜻한 음색으로 편안하게 즐기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클래식 장르가 가장 안전한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다만 “클래식은 물론 다른 장르의 음악 즉 전통음악이나 뮤지컬 등의 공연도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물론 클래식 장르의 독식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이지만, 클래식 안에서도 이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중요하다. 실제로 다양한 기획형 공연들이 나오면서 같은 클래식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면서 색다른 공연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