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윌리엄스, US오픈 2회전서 '랭킹 2위' 제압
파워 넘치는 강서브 등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 과시
‘살아있는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605위·미국)가 강렬한 라스트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윌리엄스는 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펼쳐진 ‘2022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2회전에서 2시간 30분에 가까운 혈투 끝에 아네트 콘타베이트(에스토니아)를 2-1(7-6, 2-6, 6-2)로 누르고 3회전에 진출했다.
커리어 사상 첫 메이저 우승대회인 미국 US오픈 무대에서의 은퇴를 결정한 윌리엄스는 일단 한 경기 더 뛰게 됐다. 2회전 승리 후 “나는 세리나다. (3회전에 진출해)더 뛰어야 한다”며 가볍게 웃었지만, 팬들은 3회전 티켓을 따낸 그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메이저대회 23회 우승을 차지한 ‘살아있는 전설’ 세리나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세계 여자 테니스에서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세리나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40대에 접어든 윌리엄스는 부상으로 인한 1년의 공백기까지 안고 있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올 시즌 세계랭킹 2위에 자리한 20대 콘타베이트.
세리나는 세리나였다.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인 콘타베이트를 상대로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서브와 파괴력 있는 공격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날 윌리엄스는 콘타베이트 보다 2배 많은 서브 에이스(11개)를 기록했다. 6-6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펼친 1세트를 가져온 것도 매서운 서브 덕이었다. 2세트에서는 콘타베이트의 날카로운 반격에 밀려 졌지만, 3세트에서는 서브의 파워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고 여유 있게 승리했다.
이날 최고 스피드 192km(1회전 시속 188km)의 서브가 코트에 꽂힐 때면 관중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그 중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있었다. 우즈는 불안하게 출발했던 윌리엄스가 승리하자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패배 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콘타베이트는 “전설을 이기려면 더 준비해야 한다”며 윌리엄스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인정했다.
3회전에 진출한 윌리엄스는 아일라 톰리아노비치(29·호주·세계랭킹 46위)와 3회전을 치른다. 올해 윔블던 8강에 올랐지만 아직 투어 타이틀은 없다. US오픈 최고 성적은 3회전(2021)이다. 세계랭킹 2위까지 꺾은 윌리엄스의 상승세라면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상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