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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잡스③-통역②] 이지언 통역이 겪은 외인 “러츠는 이과생, 모마는 예체능”


입력 2022.09.23 16:21 수정 2022.09.24 07:57        청평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2020-21시즌 GS칼텍스 트레블 숨은 공신

외국인 선수들과 두루 잘 지내며 친화력 과시

러츠와 이별 당시 오열, 모마와는 친자매처럼 지내

이지언 GS칼텍스 배구단 통역사가 14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배구단 청평클럽하우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지언 통역은 2020-21시즌 V리그 GS칼텍스의 여자부 최초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달성의 숨은 주역이다.


그는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통역을 맡은 뒤 팀을 거쳐 간 선수들과 격의 없이 잘 지내며 팀의 호성적에 일조했다.


2017-18시즌 GS칼텍스와 처음 인연을 맺고 한 시즌을 쉬었지만 이후 차상현 감독이 다시 러브콜을 보낸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이지언 통역과 두 시즌을 보낸 메레타 러츠는 2020-21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서 이소영(KGC인삼공사)과 함께 공동 MVP를 수상하며 트레블을 견인했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서 가장 마지막으로 GS칼텍스에 호명된 모마 바소코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득점 1위에 올랐다.


특히 두 시즌을 함께 보낸 러츠와는 작별 당시 오열하다시피 눈물을 쏟아낸 장면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지언 통역은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을 그날 체감을 많이 했다. 보통 외국인 선수가 출국할 때는 재계약 여부를 잘 모르고 출국을 한다. 하지만 러츠 같은 경우는 트레블하고 출국도 늦었고, 드래프트 신청서 마감 기한이 지나서야 출국하는 상황이었다”며 “러츠는 고민하다가 다른 나라에서 뛰어보고 싶다 해서 재계약을 안한다는 마음을 먹고 출국했다. 그 사이에서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설득도 해보고, 남았으면 하는 바람도 컸지만 이 친구가 또 뭔가 본인이 지향하는 목표가 있으니까 마냥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한동안 같이 울고, 감독님께도 재계약하지 않는다고 말한 게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던 거 같다. 러츠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아서 더 많이 슬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지언 GS칼텍스 배구단 통역사가 14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배구단 청평클럽하우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러츠와의 케미는 이제 볼 수 없지만 지난 시즌부터 새롭게 합류한 모마의 존재는 팀과 이지언 통역에게도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는 “모마가 한국말을 잘 하는 편이다. 그런데 말을 섞는 김유리 선수가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한국말에 사투리가 많다. ‘뭐라노?’ 이런 얘기도 한다(웃음)”며 “장난기도 많아서 호텔을 같이 쓰다가 자기 전에 불이 꺼지면 베개를 집어던지는 장난도 많이 친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외국인 선수를 물어보는 질문에는 철저하게 중립을 지켰다. 그는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고르기는 어려운 거 같다. 현재 충실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만 이지언 통역이 겪은 러츠와 모마의 스타일 차이는 명확했다.


그는 “러츠는 이과학도 같고, 모마는 열정적인 스포츠인, 예체능 계열이다. 러츠는 흔히 이과생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체계적이고 정확한 통역이 필요한 스타일이라면 모마는 느낌으로 통하는 예술인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굳이 비교하자면 러츠는 열정으로, 모마는 간절하게 배구를 했다. 모마를 보고 있으면 배구를 사랑해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지언 GS칼텍스 배구단 통역사가 14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배구단 청평클럽하우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다가오는 새 시즌에도 함께 하게 된 모마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이지언 통역은 “모마도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운동한다. 노력과 피땀이 어떻게든 결실을 맺는 날이 올 것 같다. 지금처럼 부담 없이 열심히 성실하게 하다보면 시즌 막바지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새 시즌에도 지금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마에게 바라는 점은 딱 한 가지 있다고 한다. 그는 “그만 좀 괴롭혔으면 좋겠다.(웃음) 엄청 장난꾸러기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이 너무 좋다. 정말 굳이 진짜 외국인 선수 한 명을 꼽으라 하면 모마라고 할 정도로 친자매처럼 지낸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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