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회 도착 전후 규탄 시위 진행
로텐더홀 입장 땐 침묵으로 항의해
이재명 "군림 선전포고…싸우겠다"
"국회 무시 사과하라. 이XX 사과하라. 야당 탄압 중단하라."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국회 도착 전·후 규탄 행사를 진행하고, 윤 대통령 입장 시에는 침묵시위로 대응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한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대응 방침을 정한 뒤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그간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논란을 빚은 점 △야당을 겨냥한 종북 주사파 발언을 한 점 △검찰과 감사원의 전방위적 수사·감사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은 점 등이 '협치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시정연설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야당 의원들이 국무총리 대독 형식의 시정연설에 불참한 적은 있으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시정연설에서 아예 입장조차 하지 않은 채 전면 보이콧한 건 헌정사상 최초다.
이재명 대표는 의총에서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중앙당사 침탈 폭거'로 규정하고 "국회 권위를 부정하고 야당을 짓밟는 것을 넘어 말살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될 참혹한 현장을 국민, 당원, 언론 모두 똑똑히 지켜봤다"며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는 정상적 정치를 거부하고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이런 방식으로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으로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면 이제 우린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며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의총 직후 민주당 의원 전원은 로텐더홀로 이동해 '국회 무시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이XX 사과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민생탄압 야당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 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라고도 소리쳤다. 한 의원은 '이XX들에게 시정연설 하고 싶소?'라는 휴대전화 네온사인을 통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9시 38분께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 시위에 돌입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로텐더홀에 입장하자 곳곳에서 "사과하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김진표 국회의장 등이 있는 환담실로 이동하자, 다시 구호를 제창하면서 시위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이뤄지는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고, 예결위 회의장으로 이동해 다시 의총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나면 다시 로텐더홀로 이동해 손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