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쓴 적 없다"…이화영 측, 첫 재판서 쌍방울 뇌물 혐의 부인

이화영 변호인 "쌍방울 법카 받아 쓴 적 없다…이재명과도 관련 없어"

이화영에 뇌물 준 공범도 함께 재판…"공소 절차에 문제 있다"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 9월 27일 오전 9시 40분께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서 쓴 적이 없다"며 "검찰의 공소장에 나온 것처럼 이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정치자금법 위반·증거인멸·범인도피)로 함께 구속기소된 쌍방울 부회장 A 씨의 심리도 같이 이뤄졌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증거 채택 등 향후 재판 절차를 계획하는 날이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출석할 의무는 없지만, 이 전 부지사와 A 씨는 수의를 입고 이날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과 피고인 측은 오는 11월 1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공판 절차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A씨 측 변호인도 이날 혐의를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뒤 취재진에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됐으나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공소를 제기했다"며 "공소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와 A 씨는 그간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해 왔다. 지난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도 혐의를 부인했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6월 25일부터 2022년 8월 25일까지 쌍방울 총무팀 직원 명의의 법인카드를 받아 2972회를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사용한 금액은 약 1억9950여만원이다. 검찰은 이를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보고 이 전 부지사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이 법인카드로 식당 밥값이나 택시비 등 주로 생활비 같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아울러 자신의 지인을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로 등재해 급여 명목으로 39회에 걸쳐 1억1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법인차량 3대를 제공 받아 사용해 총 3억18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쌍방울이 킨텍스의 호텔 건립사업, 태양광 시설 건립사업, 남북교류사업 등 계열사들이 참여하고자 하는 사업과 관련한 도움을 받고자 이 전 부지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