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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어라" 만취해 골프장서 갑질…베테랑 캐디도 못 견뎌 퇴사


입력 2022.11.15 14:35 수정 2022.11.15 14:35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SBS뉴스 갈무리

한 골프장에서만 10년 일한 베테랑 캐디가 만취 고객의 갑질로 무릎까지 꿇은 뒤 적응 장애 진단을 받고 일을 그만둔 사실이 알려졌다.


15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충남 공주의 한 골프장에서 술에 취한 고객들이 캐디의 무릎을 꿇리고 폭언을 가했다.


이들은 술에 취해 다른 팀을 기다리게 할 정도로 계속해서 경기를 지연시켰고, 담당 캐디가 경기 진행을 재촉한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리고 폭언을 퍼부었다.


이들은 처음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소주 3병을 마신 상태였고, 골프를 치면서도 막걸리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달 초 10년 넘게 한 골프장에서만 일해온 베테랑 캐디는 병원에서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사건 발생 보름여 만에 골프 클럽을 그만뒀다.


골프장 측은 이같은 사건에도 캐디에 대한 별다른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장에서 일하는 캐디는 엄밀히 따지면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보호해야 할 의무 대상이 아닌 까닭이다. 즉, 법에 보장된 노동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법 개정으로 캐디가 특수고용직군으로 포함돼 고용보험 혜택을 받게 됐지만, 노동자 지위의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건 여전하다. 아울러 캐디가 고객에게 갑질을 당해도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현직자들의 중론이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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