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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끌어 모으는 일본, WBC 한일전은 모른다?


입력 2022.12.25 19:07 수정 2022.12.25 19:1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일본 야구대표팀, 오타니-다르빗슈-스즈키 등 최강 전력 구축 중

역대 WBC 한일전 4승4패 팽팽..일본 이기면 기대 이상 상승 탄력

신화 재현 위해 한국도 일본 못지않은 각오로 드림팀 전력 구성해야

WBC 참가 선언한 일본 오타니 쇼헤이. ⓒ AP=뉴시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정상 탈환을 노리는 일본 야구대표팀이 슈퍼스타들을 끌어 모으며 최강전력 구축에 다가서고 있다.


MLB 사무국 주도로 출범한 WBC는 위상이 가장 높은 야구 국가대항전이다. 현역 빅리거 포함 전 국가 프로 리그 선수가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2년 동안 연기되다 마침내 2023년 3월 열리게 됐다.


WBC 사무국은 지난 22일(한국시각) SNS를 통해 "스즈키 세이야가 WBC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스즈키는 이달 초 WBC 출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외야수 스즈키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두 차례 타격왕에 등극한 뒤 2022시즌 빅리그에 진출한 일본의 간판 타자. MLB 데뷔 시즌 111경기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을 기록하며 주전 자리를 지켰다. 부상으로 공백기도 있었지만, 시즌 후반 반등하며 진가를 드러냈다.


2017 WBC와 2019 프리미어12에 이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는 4번 타자로 활약하는 등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2006년과 2009년 WBC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이후 두 차례 대회에서는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최강 전력을 구축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던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 의도대로 일본은 최상의 전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스즈키에 앞서 일본은 2021시즌 AL 만장일치 MVP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MLB 15승 고지를 밟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대표팀 합류를 선언했다.


여기에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일본인 홈런 신기록(56홈런)을 세운 무라카미 무네타카도 가세한다. 무라카미는 “WBC에서는 우승만이 목표다. 최상의 몸을 만들어 팀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도 전한 상태다.


일본 현지언론들은 4명의 합류를 놓고 “4개의 기둥이 세워졌다”고 표현한다.


최근 뉴욕 메츠와 5년 7500만 달러에 계약한 우완 강속구 투수 센가 고다이,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에 계약한 요시다 마사타카의 참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WBC 출전 가능성이 높은 일본 프로야구 소속 선수들도 화려하다. 2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차지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160㎞대 직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 사사키 로키(자바 롯데)도 WBC에 참가한다.


일본은 WBC에서 한국, 중국, 호주, 체코와 B조에 편성됐다. 숙명의 한일전은 3월 10일 오후 7시 도쿄돔서 열린다. WBC 백미라 할 수 있는 한일전은 2009년 이래 14년 만이다. 한국과의 맞대결 일정을 소개한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사무라이 재팬 전력 구축에 내심 초조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2009년 3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5회말 2사 주자 1루 이와무라를 내야땅볼로 처리한 봉중근이 포효하고 있다.ⓒ뉴시스

일본의 전력이 가공할 만한 것은 사실이지만, WBC 한일전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콜드게임 패배부터 짜릿한 역전승까지. WBC 맞대결 전적 4승4패(2006 2승1패/2009년 2승3패)가 말해주듯 한일전은 숱한 명장면을 연출했다.


한국은 2006년 첫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는 신화를 썼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물론 해외파 박찬호·서재응·최희섭·김병현·이승엽까지 총출동해 역대 가장 강력한 대표팀 전력을 구축했다.


이승엽은 일본과의 1라운드 첫 대결에서 1-2 끌려가던 8회 1사 1루에서 역전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일본과의 2라운드 재대결에서는 주장 이종범이 0-0 맞선 8회 1사 2·3루에서 2타점 결승 2루타를 작렬했다. 당시 일본 최고의 마무리로 불렸던 후지카와 규지를 상대로 때려낸 결승타라 더 짜릿했다.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한국이 4강을 넘어 결승까지 올랐다. 한국은 1라운드 첫 경기에 김광현을 선발로 내보냈지만 7회 콜드게임 패배(2-14)였다. 그러나 1라운드 결승전에서는 봉중근·류현진·임창용 무실점 계투와 김태균 결승 적시타를 앞세워 1-0 승리하는 반전을 일으켰다.


마지막 대결이던 결승전도 팽팽하고 극적이었다. 1-2 뒤진 9회말 2사 1·2루에서 이범호가 다르빗슈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비록 연장전에서 패했지만 끈질긴 한국 야구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한국 야구는 2013년과 2017년에도 WBC에 참가했지만,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해 일본과 붙지 못했다. 최근 국제대회 성적 부진으로 질타를 들어야했던 한국 야구가 WBC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려면 한일전 승리는 필수다. 앞선 대회에서도 나타났듯, 한국 야구는 한일전 승리 후 기대 이상의 상승세를 타며 국민들에게 월드컵 축구 못지않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야구팬들은 다시 한 번 한국 야구가 미국 마운드에 태극기 꽂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한일전을 넘어 신화 재현을 위한 선결 과제는 일본과 같은 최강 전력 구축이다. 모두가 합심해 드림팀을 구성, 한국 야구를 다시 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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