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지선 동시 개헌' 제안…국민의힘 "선거용" 반발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3.11 00:20  수정 2026.03.11 00:20

비상계엄 통제 강화 등 의제 제시

범여권 개헌 강행 불가…2석 부족

禹 "국민의힘 태도 완화" 기대와 달리

송언석 "개헌 논의할 시기 아냐" 거절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개헌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고 여야에 제안했다. 비상계엄 통제 강화 등 합의 가능한 의제부터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는 구상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용 개헌"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우원식 의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개헌의 문을 여는 지방선거 동시투표'를 제안한다"며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또 언제가 될지 기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이 이뤄질 경우 1987년 이후 39년 만이다. 우 의장이 제시한 개헌 의제는 △불법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권 강화 △5·18 정신 전문 수록 △지역 균형발전 정신 반영 등 세 가지다.


대통령 4년 연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 생명권 등 기본권 확대, 개헌 절차를 간소화하는 연성헌법 등 다양한 개헌 의제가 있으나, 신속한 개헌을 위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 의장은 "39년 만의 개헌인만큼 더 많은 의제를 두루 논의하자는 의견도 있겠으나 이번에는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권력구조 개편이나 기본권, 연성헌법 문제는 이후 충분히 검토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개헌특위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려면 3월 17일까지 개헌 특위를 구성하고 4월 7일까지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태서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국민투표 30일 전까지 국회 표결이 이뤄져야 하고, 국회 표결은 개헌안 발의 후 60일 이내 진행돼야 한다"며 "이를 역산하면 가장 늦은 개헌안 발의 시점이 4월 7일"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의 기존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며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시행 가능성을 낙관했다. 개헌은 국회의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200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162석)과 조국혁신당(12석), 진보당(4석) 의석수를 모두 합쳐도 180석이 채 되지 않아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개헌을 추진할 경우 졸속 개헌이 될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왔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개헌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의 제안에 범여권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원포인트 개헌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먼저 제안했던 사안이자 대선 공약"이라며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선임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지방선거의 내용을 더욱 빛낼 적절한 제안"이라며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조정식 대통령정무특별보좌관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우 의장님의 개헌 긴급 제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내란을 겪고도 헌법 한 줄 못 바꾸면 우리 정치의 직무유기"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우 의장의 기대와 달리 개헌 시점이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가 민생을 보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시국으로 한가하게 개헌을 논할 시기가 아니다"라며 "이런 식의 선거용 개헌정치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개헌 논의를 진행할 적절한 시기는 지방선거 이후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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