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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김·장 vs 수도권 안·윤' 사이에 낀 나경원 딜레마


입력 2023.01.06 14:13 수정 2023.01.06 14:2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권성동 불출마로 김·장 연대 탄력

세 과시로 '김기현 대세론' 띄우기

친윤 일각 '나경원 불출마' 압박도

안철수·윤상현 '수도권 연대' 맞불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친윤(친윤석열) 주류 김기현 의원과 이른바 '수도권 대표론'을 표방한 안철수·윤상현 의원의 대립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양측의 중간지대에서 머물며 출마를 저울질하는 형국이다.


먼저 친윤 진영에서는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의 불출마를 계기로 교통정리가 끝났다고 보고 본격적인 세 불리기를 통한 대세론 만들기에 나섰다. 권 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지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 안팎에서는 '윤핵관 투톱'인 장제원 의원의 지원을 받는 김기현 의원으로 윤심이 굳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 국민의힘 송파을 당협위원회 신년인사에는 김 의원이 연사로 나서고 친윤 의원 모임 '국민공감' 소속 의원 2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세를 과시했다. 김 의원은 앞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투표해도 (내가) 당연히 1등"이라며 승리를 자신한 바 있다.


이에 맞서는 한 축은 '수도권 대표론'을 내세운 안철수·윤상현 의원이다.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최대 의석이 걸린 수도권이 기반인 당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논리로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울산이 지역구인 김 의원을 겨냥한 측면이 적지 않다. 김 의원을 지원하는 장 의원의 지역구도 수도권이 아닌 부산이다.


아직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두 사람의 연대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날 윤 의원의 출마 선언에 경쟁자인 안 의원이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는 일도 있었다. 안 의원은 "윤 의원과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다"며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의 길을 만들어나가길 고대하겠다"고 했다.


당심 1위 나경원, 여전히 최대변수
출마 쪽으로 한 걸음씩 이동 중
‘김기현 중심 친윤 교통정리’는 부담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대 변수로 꼽히는 것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나 부위원장은 친윤 후보군으로 분류되면서도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수도권 대표론'에도 대응할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기록하며 정치권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일례로 본지 의뢰로 여론조사공정㈜이 지난 2~3일 국민의힘 지지층 4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에 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5.0%가 나 부위원장을 꼽았다. 2위인 김 의원(15.2%)과 비교해 2배 이상 여유 있는 격차였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나 부위원장 지지율은 39.3%로 김 의원(16.9%)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나 부위원장은 아직까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심'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윤심'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친윤 진영이 김 의원으로 정리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고심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언론에서 출마 결심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나 부위원장은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었다.


분명한 것은 나 부위원장의 발언과 행보가 조금씩 출마 쪽으로 향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당헌당규상 출마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주위에서 당대표 하라는 말을 듣는다"고 간접화법을 쓰던 나 부위원장은 최근에는 "고민하고 있다", "대통령과 상의를 해봐야 한다" 등 능동적으로 바뀌었다.


6일 KBC광주방송에 출연해서는 "전당대회 모습을 보며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1등이고, 내각에 들어갈 가능성도 없는데 왜 안 나오겠느냐"면서 "이 기회를 놓친다면 굉장한 정치적 판단 착오"라며 출마를 유력하게 예상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또다른 의원은 "1위 여론조사에는 나 부위원장의 역량도 있겠지만,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라는 측면도 상당히 작용했다고 본다"며 "출마를 한다면 ‘윤심’을 빼고 개인기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리스크가 커 결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윤 일각에서는 공개적으로 나 부위원장의 불출마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김정재 의원은 "자리를 맡은지 3개월이 안 됐는데 이걸 접고 대표에 나온다면 (대통령에게) 굉장히 부담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안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 하는 일도 충분히 너무나 유의미하다"고 출마 자제를 요구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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