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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 뒤집어 파라" 손 묶인 이기영, 시신 찾던 수사관들에 내뱉은 훈수질


입력 2023.01.08 15:55 수정 2023.01.09 06:53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50대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이기영(31)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후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장검증 당시 이기영이 수사관들에게 삽을 달라고 하거나 시신 유기 장소를 지목하는 등 훈수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4시 50분쯤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관계자들은 이기영과 함께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수색 현장을 찾았다. 이 곳은 이기영이 전 여자친구의 시신을 묻었다고 자백한 곳이다.


채널A에 따르면 이날 수의를 입고 나타난 이기영은 수갑을 찬 손으로 전 여자친구의 시신을 매장한 장소를 지목하면서 "그때는 (땅의 경사면이) 직각이었다. 그래서 그걸 제가 파낸 거죠. 이 안에다 (시신을)넣고"라며 범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어 "땅 위쪽에는 풀뿌리가 많아 측면을 파낸 뒤 시신을 넣고 흙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기영은 땅을 파는 수사관이 답답하다는 듯 "삽 좀 줘봐라" "삽을 반대로 뒤집어서 흙을 파내야 한다"며 직접 가르치려들었다. 이기영은 "딱 루프백이 들어갈 정도로 땅을 팠다"는 말도 했다.


ⓒ연합뉴스

이기영의 이같은 진술에도 수색은 진척이 없었다. 이에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 혹은 이기영이 허위 진술을 하고 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7일 YTN 뉴스와이드에서 "이기영이라고 하는 사람은 평상시에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허언증의 증상도 농후하고 또 어떤 측에서는 이른바 리플리증후군이라고 하는 것까지 예상된다"며 "이기영 입장에서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것이 양형에 있어서 아주 유리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엉뚱한 곳을 지목을 하면서 마치 사실인 양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하천 하류까지 수색작업을 확대하고 시신 무게와 유속을 따져 추가 수색 지점을 탐색한다는 계획이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하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난 60대 택시 기사를 합의금을 준다며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로 구속됐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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