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낙선
앞서 2023년 아시안컵 유치 실패한 한국축구, 외교력 부재 심각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부 재입성에 실패하면서 한국 축구의 외교력 부재 민낯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제33차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진행된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입후보한 7명 중 6위에 그쳤다.
다소 충격적인 결과다. 이번 투표 결과로 정 회장은 5명을 뽑는 FIFA 평의회 위원에 들지 못했다. 투표 결과에서 당선자들과 격차는 제법 컸다.
AFC 46개 회원국의 비밀 투표 결과 정 회장은 유효표 45표 중 19표를 받는 데 그쳤다. 최하위인 두자오카이(중국) 현 FIFA 평의회 위원(18표)보다는 고작 한 표가 많았다.
셰이크 아마드 칼리파 알 타니(카타르)가 가장 많은 40표를 받았고, 다시마 고조(일본) 현 FIFA 평의회 위원이 39표를 얻었다.
이어 야세르 알미세할(사우디아라비아, 35표), 마리아노 V. 아라네타 주니어(필리핀, 34표), 다툭 하지 하미딘 빈 하지 모흐드 아민(말레이시아, 30표) 순이었다. 정몽규 회장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후보에도 밀렸다.
연이은 외교 참사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 중국이 개최권을 반납한 2023년 AFC 아시안컵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카타르에 밀려 63년 만에 대회 개최가 좌절됐다. 이번 정 회장의 낙선으로 아시아 내에서 좁아진 위상을 재확인했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 내에서 강호로 군림하고 있지만 외교에서는 서아시아 국가에 밀려나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간 AFC보다는 FIFA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결과다. 실제 축구협회는 AFC보다는 FIFA 주관 대회를 유치하는데 집중했고, 이는 결국 아시아 내에서 한국 축구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나마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이번에 FIFA 평의회 위원에도 들지 못하면서 목소리를 내기도 쉽지 않다.
아울러 한국이 2023년에 개최하려다 실패한 아시안컵이 2027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치한다. AFC 회장은 단독 입후보한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칼리파(바레인) 현 회장이 투표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계속해서 중동세에 밀려나는 한국 축구는 아시아 내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