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도 지하철처럼 거리비례제 추진…10㎞ 넘으면 추가 요금

'대중교통 요금조정 계획안 의견 청취안' 시의회 제출

간·지선버스, 30㎞ 이내는 5㎞ 마다 150원 추가

광역버스, 30∼60㎞는 5㎞마다 150원씩 추가 요금

마을버스는 '균일요금제' 유지

서울 시내버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시가 버스도 지하철처럼 탑승 거리가 10㎞를 넘으면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거리비례 운임제' 도입을 추진한다. 버스 거리비례제 도입은 2004년 7월 서울 버스 체계 개편 이후 19년 만이다.

8일 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조정 계획안에 대한 의견 청취안'을 지난 6일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버스 기본요금 인상과 함께 요금체계를 현행 균일요금제에서 거리비례제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환승하지 않고, 버스만 1회 이용할 경우 기본요금만 내면 된다. 2004년 7월 서울 버스 체계 개편과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가 시행되면서 수도권 지하철과 버스 환승 시에만 이용 거리에 따라 추가 요금이 붙는 통합거리비례제가 도입됐다.

당시 시는 시민의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버스에는 이동 거리에 상관없이 기본요금만 내면 되게 하는 균일요금제를 적용했다. 하지만 앞으로 서울 버스에 거리비례제가 적용되면 버스만 타더라도 일정 거리를 초과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간·지선버스는 이용 거리가 10㎞를 넘으면 10∼30㎞는 5㎞마다 150원, 30㎞ 초과 시에는 150원의 요금이 추가된다. 강남에서 도심을 지나 강북권으로 시내버스만 타고 이동해도 추가 요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광역버스는 30∼60㎞는 5㎞마다 150원, 60㎞ 초과 시에는 150원의 추가 요금이 붙고, 심야버스는 30∼60㎞는 5㎞마다 140원, 60㎞ 초과 시에는 150원이 더 부과된다. 마을버스는 균일요금제를 유지한다.

간·지선버스 기본요금은 당초 300원 또는 400원을 올리는 것이 1·2안으로 제시됐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 일반요금은 카드 기준으로 1200원이다. 300원 오르면 1500원, 400원 오르면 1600원이 된다.

광역버스 요금은 700원 인상하는 안이 나왔다. 적용될 경우, 현재 23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른다. 서울 버스·지하철을 통틀어 인상 폭이 가장 크다.

시는 이에 대해 "경기 광역버스(경기순환버스)와의 요금 수준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순환버스의 기본요금은 3050원이다.

서울 시내버스 ⓒ데일리안 DB

마을버스 기본 요금도 오른다. 현행 9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된다. 300원 오르는 셈이다.

심야버스는 심야 운행 인건비를 고려해 2150원에서 2500원으로 350원 올린다.

지하철은 탑승 요금도 현행 카드기준 기본요금 1250원을 1550원 이나 1650원으로 인상한다. 인상 폭(300∼400원)은 버스와 동일하다.

지하철도 거리비례제에 따른 추가 요금을 인상한다. 10∼50㎞는 5㎞마다 100원에서 150원, 50㎞ 초과 시에는 8㎞마다 100원에서 150원으로 50원씩 올린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은 이용 수단 중 높은 기본요금을 부과하는 규정은 유지한다. 다만, 기본거리 초과 시 5㎞당 현재 100원이 아닌 150원을 부과하는 안을 제시했다.

시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운송적자는 지하철 9200억원, 시내버스 5400억원으로 증가했다"며 "하지만 요금 현실화율은 2021년 기준 지하철 62.0%, 버스 57.8%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운송적자와 요금 현실화율 간의 차이 때문에 요금 인상의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노인 등 무임수송에 따른 지하철 손실은 최근 5년간 평균 3165억원씩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스·지하철 요금은 이달 10일 공청회에 이어 시의회 의견 청취와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된다. 논의 과정에서 인상안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