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개입 논란…안철수·황교안 "전대 끝나도 진실규명"

安·黃 "김기현 사퇴 최후통첩" 한목소리

"결과 보고 판단"…불복 여지도 남겨

金 측 "불리해지면 철수, 탈당 전조"

홍준표, 安·黃 겨냥 "더티플레이 민망"

안철수,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 중인 안철수·황교안 후보가 '김기현 후보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전당대회 개입' 논란을 띄우며 "전당대회가 끝난 후라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를 겨냥해서는 '자진사퇴' 최후통첩을 보내기도 했다.

안 후보와 황 후보는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있어서는 안 될 의혹들로 얼룩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후보는 "김기현 후보는 이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김 후보는 울산 땅 투기 의혹의 장본인임에도 지금까지 거짓된 변명과 회피로 일관했고, 국민의힘을 대표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후보는 "이번이 최후통첩"이라며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를 갖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동 기자회견과 별도로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대통령실 행정관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김 후보를 지지했다며 의혹을 제기했었다. 특히 한 당원에게 김 후보 지지 홍보물 전파를 요청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진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접점이 크지 않았던 두 후보의 연대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당원들의 투표가 거의 끝난 이후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전망이나, 결선으로 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후보는 "유불리를 떠나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드리는 말"이라며 결선 연대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당대회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진 않겠다는 의중은 감추지 않았다. '김 후보가 당선이 되면 승복을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 후보는 "선거 결과를 보고 판단을 하겠다"고 했고, 황 후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을 살리는 것"이라며 "당을 살리기 위한 현명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김 후보 측은 패색이 짙은 후보들의 경선 불복 및 탈당을 위한 '밑밥깔기'로 규정했다. 김 후보 측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치적 지향점이 전혀 다른 두 후보가 갑작스레 연대해 김 후보 사퇴를 요구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만들어낸 촌극"이라며 "심지어 안 후보는 '수사결과를 부고 (승복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경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불리해지면 '새정치 명분'을 만들어 탈당하고, 철수하는 안철수 정치의 전조라는 지적에 당원들의 우려가 커진다"며 "대통령실의 해명처럼 행정관이 채팅방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대통령실 개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침소봉대다. 더구나 이를 빌미로 수석을 고발하는 것은 막장 내부 총질"이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선이 끝나면 곤란한 입장에 처한 사람들이 많겠다"면서 "정치를 하려면 최소한의 통찰력과 예지력부터 갖추고 해야 하는데 무댓보(무데뽀)로 정치하다 보면 다 그렇게 된다"고 적으며 안·황 두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더티플레이 하는 모습들은 보기가 참 민망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