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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국타이어 화재에 주민들 '아수라장'…인근 4개 초중고 등교 중지 결정


입력 2023.03.13 08:45 수정 2023.03.13 10:27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12일 오후 10시 분쯤 화재 발생…자욱한 연기에 가시거리 10m

주민 "창문 닫아놔도 연기 집으로 들어와…아파트 화재 감지기 작동하며 아수라장"

아파트 쪽으로 튄 불씨 옮겨붙으며 화단서 불길 일기도…부상자 없어

소방당국, 13일 오전 2시 10분쯤 올해 첫 대응 3단계 발령…진화 작업에 총력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현장 ⓒ 뉴시스

지난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대형화재 현장에서 연기와 유독가스가 확산하며 인근 주민들이 큰 혼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9분쯤 불이 시작된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근은 자욱한 연기로 10m 이상 앞을 내다볼 수 없었고 마스크를 뚫고 들어온 유독가스로 숨쉬기가 힘들었다.


인근 도로와 아파트 단지는 차량 불빛이나 가로등 불빛이 없으면 앞을 분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으며, 밖으로 나온 주민들은 기침을 하며 마스크를 착용한 입과 코 위로 옷 소매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처음 불길이 시작되는 것을 목격한 인근 주민들은 작게 보이던 불길이 바람에 따라 번지면서 심각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파트 창문을 통해 화재를 목격한 주민 최모 씨는 "바로 집 앞으로 도로 하나를 두고 공장이 보이는데 '펑펑' 소리와 함께 폭발 소리가 몇 번 나고 불길이 바람 방향에 따라 번지더니 아파트 화단 쪽까지 불꽃들이 계속 튀었다"며 "바깥이 시뻘겋고 창문을 닫아놔도 연기가 계속 집으로 들어오고 고무 탄내도 심하게 나는 상황에서 아파트에 화재 감지기까지 작동하면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파트 쪽으로 튄 불씨가 화단과 잔디밭에 옮겨붙으며 군데군데 2m 높이로 불길이 일어 아파트 주민들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소화기로 진화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아파트로 번진 화재 때문에 다친 사람은 발생하지 않았다.


순간 풍속이 초속 6∼8m로 비교적 강한 바람이 불어 연기와 가스가 빠르게 인근 주거지까지 퍼지자 인근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방송을 했고, 대전시도 "인근 주민은 안전에 유의해 주시기를 바라며 화재 발생 지역을 우회 바랍니다"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주민들은 집을 나와 차 안이나 근처 지인의 집, 호텔, 인근 공터 등으로 대피했다.


입주민들이 모인 SNS 등에도 주민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공장에서 멀리 피해서 대피하자'는 말을 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차를 타고 대피하던 한 주민은 "집에서까지 고무 타는 냄새가 나더니 대피 안내 방송이 나와서 간단한 짐만 챙겨서 급하게 다른 동네 친구 집에 가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상가 건물에서 밖을 초조하게 바라보던 상가 건물 관리인은 "지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도 매캐한 연기 때문인지 기침이 계속 나오고 밖에서는 도저히 못 있겠다"고 토로했다.


이 아파트 입주민 이모 씨도 "집에 있다가 연기 때문에 목이 아프고 실내에서 작동 중이던 공기청정기에서 빨간불이 켜지더니 빠르게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심각성을 느꼈다"며 "계속해서 소방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고 불길이 쉽게 잡히진 않을 것 같아서 근처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대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근처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가게 사장은 밖에서 경찰이 분주하게 교통 통제하는 모습을 초조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이 사장은 "여기서 이렇게 불이 난 건 처음 본다"며 "집도 근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가게에서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는데 제발 큰 피해가 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소방당국은 13일 오전 2시 10분께 올해 첫 대응 3단계를 발령하며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화재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2공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작업자를 포함해 11명이 연기 흡입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로 인근 4개 학교에 등교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1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전공장 반경 1㎞ 내에 있는 신탄진초와 신탄진중, 신탄중앙중, 이문고 등 4개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화재로 인해 연기가 치솟아 학생들이 안전이 우려돼 등교를 중지한다'는 내용의 긴급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이 가운데 이문고는 오전 10시부터 원격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신탄진중과 신탄중앙중은 재량휴업일로 정했다. 신탄진초는 추후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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