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짜리 티맵에 추가 투자… 차량 내 결제 및 OTT 서비스 등 추가
"자동차는 '바퀴달린 컴퓨터'… 미래 성공의 열쇠"
"자율주행은 ADAS보다 AD가 더 안전할 때 도입"
볼보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한층 고도화한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해 만든 만큼 '한국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판매량 확대까지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14일 짐 로완 볼보자동차 글로벌 최고경영자 겸 CEO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 자리에서 "차세대 모빌리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소프트웨어와 실리콘이라고 생각한다"며 "소프트웨어는 볼보자동차의 근간으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아주 면밀한 이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는 최근 자율주행, 안전 사양 업그레이드 등 흐름에 따라 최근 자동차 브랜드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볼보 역시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늘리고 스웨덴 스톡홀름과 룬드, 인도 방갈루루에서 테크 허브(Tech Hub)를 운영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확대 중이다.
이를 국내 소비자가 체감하게 된 것은 단연 티맵이다. 볼보는 지난 2021년부터 티맵과 300억원을 들여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국내 출시하는 전 차종에 탑재하면서 수입차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와 같은 미러링 플랫폼이 아니라 티맵을 자동차용 OS로 만든 것은 수입차 업체 가운데 볼보가 처음이다.
특히 럭셔리 수입 브랜드에서 이런 시도가 매우 이례적이었던 만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미지도 크게 좋아졌다. 럭셔리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수입차 인포테인먼트는 '알면서도 감수하는 불편함'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볼보는 올해 기존 볼보 차량에 탑재된 통합형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한층 업그레이드 해서 내놓는다. 앞서 티맵 인포테인먼트 개발에 300억원을 쏟은 이후, 이번 업그레이드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더 투자됐다.
새롭게 추가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SK텔레콤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누구’(NUGU),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 웨이브 시청이 가능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SK페이 등 SK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차량 내 결제 시스템 인카 페이먼트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 ‘머핀’(Muffin), 모빌리티 커머스 플랫폼 ‘오윈’(Owin), 식품그룹 SPC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오윈 플랫폼을 통해서는 전기차 충전과 주차비 등을 확인하고 결제할 수 있다. 티맵 스토어를 통해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이용할 수도 있다. 티맵운전습관 점수 연동을 차에서도 연동해 확인 가능하다.
업그레이드된 티맵 인포테인먼트는 올 하반기 볼보에서 출고되는 모든 차량에 순차적으로 탑재된다. 해당 시스템이 탑재될 경우 이후에는 OTA(무선업데이트) 방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이종호 티맵 모빌리티 대표는 "티맵은 티맵 네비게이션 서비스 뿐 아니라 누구, 플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패키지로 제공하는 통합 인포테인먼트"라며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고객 지향적 서비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업계의 핵심 과제인 자율주행에도 소프트웨어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볼보는 ADAS(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에서 완전자율주행까지 모두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든다.
짐 로완 CEO는 "우리가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이유는 ADAS를 계속해서 개선하고, 추후 법규 등 규제가 풀리면 완전한 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해"라며 "도입 시점은 'ADAS보다 AD가 더 안전할 때"라고 말했다.
볼보는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폴란드에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할 새로운 테크허브를 개설 중이다.
하비에르 발레라 최고운영책임자 겸 부사장은 "현재 우리는 자동차를 바퀴 달린 컴퓨터로 보고 있다"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얼마나 고객들에게 통합적인 경험으로 전달되는 지를 중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