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향하는 길에서 식사 후 흡연은 역주행이나 다름없다. 이른 바 ‘식후땡’.
식사 후 피우는 담배가 더 맛있다는 것은 흡연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기분만 그런 것은 아니다. 담배 속 페릴라르틴 성분은 식후에 많이 분비되는 침에 녹아 단맛을 낸다. 또 음식을 먹은 뒤에는 입안에 남은 기름기가 담배의 단맛을 더한다.
니코틴(nicotine) 성분 때문에 담배는 강한 중독성을 지닌다. 흡연 시 니코틴은 폐를 통해 체내로 흡수돼 10초도 걸리지 않고 뇌로 전달된다. 뇌에서 니코틴은 탐닉성 신경전달 물질 '도파민'을 비롯해 세로토닌, 아세틸콜린 분비를 촉진시켜 순간적인 쾌감을 준다.
식사 후 위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 연동 운동을 한다. 이때 혈액 순환이 빨라지면서 담배 속 독성 물질을 더 많이 흡수한다. 식후 흡연은 위액 분비를 불균형하게 만들어 소화 불량을 불러오는 경우도 많다. 중독되면 끊기도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배를 마약류로 분류할 정도다.
폐 질환, 심혈관질환, 각종 암의 위험인자로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도 높인다. “피우는 사람의 연기도 피해다녀라”고 말할 정도로 해롭다. 그야말로 백해무익이다.
건강에도 좋지 않지만 담배는 운동 의지마저 꺾어놓는다.
건강과 체중관리 등을 위해 운동을 하면서도 흡연을 하는 사람이 많다. 최악의 선택이다. 유산소 운동을 할 때는 호흡량이 늘면서 담배 연기가 평소보다 더 많이 폐로 들어간다. 유산소 운동 직후에는 체내 산소가 부족한데 이때 담배를 피우면 산소 부족을 일으켜 호흡 곤란이나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흡연은 폐활량을 감소를 부른다. 사람이 숨을 한 번에 최대한 들이마신 뒤 배출할 수 있는 공기의 양을 폐활량이라 한다. 흡연을 하면 최대 산소 섭취량이 줄어들면서 산소 결핍으로 쉽게 지쳐 운동수행 능력마저 떨어진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없거나 포기하게 되면서 살은 더 찌면서 비만을 불러온다.
담배 연기 속 일산화탄소는 체내 산소 순환을 방해한다. 폐에서 산소 대신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져 산소가 필요한 몸 곳곳의 기관들은 충분한 양의 산소를 받지 못한다. 흡연은 유산소 운동을 넘어 무산소 운동의 효과도 떨어뜨린다. 근육 성장은 혈액을 통해 공급된 단백질, 산소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흡연으로 인해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근육에는 피로물질인 젖산이 축적된다.
흡연은 건강을 해치고 운동 지속능력까지 떨어뜨려 오히려 체중 관리까지 방해한다.
천천히 줄여가겠다는 생각으로는 금연에 도달하기 어렵다. 소지하고 있는 담배를 당장 구겨버려도 될까 말까다. 의지만으로 금연은 어렵다. 마약 같은 니코틴 성분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당장 금연이 어렵다면 식후 흡연이라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금연을 돕는 전문기관이나 전문의를 찾아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