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쟁점 놓고 공개 토론 합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만간 일대일로 만나 국정운영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개 토론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식사 회동'을 제안한 김 대표에게 이 대표가 '정책 대화'를 역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여야 협치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정책대화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수용 의사를 밝혔다"며 "양당 정책위의장과 비서실장으로 실무단을 구성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실무단에서 분야별 정책과제를 선정하되, 쟁점 과제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공개 정책토론을 진행할 생각"이라며 "이 대표는 '정책 대화'가 된다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나라 살림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국민의 삶을 어떻게 더 보듬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지금 당장이라도 방식을 개의치 않고 대화하겠다"며 "공개적인 정책 대화는 언제든 환영한다"고 했다.
김 대표도 이날 오후 서면 입장문을 통해 "당 대표끼리 정책 관련 주제로 공개 TV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국정 운영 방향을 놓고 여야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며 양당 대표가 일대일 회담을 하는 자리를 별도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여야 대표가 회동 재개에는 합의하면서 여야 정책위의장과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실무협의를 거쳐 대화 형식과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동 형식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회동 성사까지도 기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여야는 '당 대표 회동'을 두고 기싸움을 벌여왔다.
김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갔을 때 (이 대표가) 내 옆에 앉아서 '밥 한번 먹자'고 했더니, 이 대표가 '국민들은 밥만 먹는 것 안 좋아해요'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 행사장에서 뜬금없이 '소주 한잔하자' 그러더니 마치 야당이 대화를 거부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밥 먹고 술 먹는 것은 친구분들과 하라"고 쏘아붙였다.
양당 대표 간 정책 토론이 성사된다면, 김 대표가 지난 3월 15일 취임 일주일 만에 이 대표를 예방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여야 대표가 만나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