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관계자 의원실 방문 당시 재직
퇴직 1년 후 코인거래소 대표로 선임
“위메이드와 친분은커녕 대면도 없어
벤처 캐피탈 운영 중 경영참여 제안”
위메이드 관계자가 허은아 의원실에 방문한 기간 재직했던 전 보좌관 김 모씨가 퇴직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리를 옮겼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입법 로비 의혹이 재확산되고 있다. 이에 김 모씨는 당시 위메이드 관계자와 일면식도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5일 한 매체는 2020년 6월부터 11월까지 약 5개월간 허은아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한 김 모씨가 의원실을 나와 1년 뒤인 2021년 12월 가상자산 거래소 전략 부문 대표로 취업하고 반년 만에 공동 대표로 승진했다고 보도했다. 김 모씨가 보좌관으로 있었던 기간 위메이드 관계자가 의원실을 세 차례 찾은 점을 미루어 보아 위메이드 관계자의 의원실 방문과 김 모씨의 가상자산 거래소 취업 및 승진 간 연관성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위메이드는 가상자산 ‘위믹스’를 발행하고 이를 활용해 해외에서 P2E(Play to Earn, 플레이하며 돈 버는)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 게임사다. 지난달 김남국 의원이 최소 60억 원 어치 위믹스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진 후 한국게임학회가 위메이드의 P2E 입법 로비 의혹을 처음 제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가운데 국회 출입기록 공개에 따라 위메이드가 김남국 의원실이 아닌 허은아, 윤창현 등 국민의힘 의원실에 가장 많이 방문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김남국 의원이 촉발한 코인 사태 불똥은 국민의힘으로 옮겨붙었다.
허 의원실 보좌관이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가 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은 허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입법 로비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조사단을 통해 김 모씨가 퇴직한 후 가상자산 거래소에 취업하고 반년 만에 공동대표가 된 것에 대한 진상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김 모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허은아 의원실 보좌관 재직 당시 위메이드 관계자와는 일체 일면식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보좌관 퇴직 1년 후 가상자산 거래소 비상근 대표로 선임된 것은 ‘취업’한 것이 아니라 ‘투자활동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김 모씨는 “엑셀러레이팅(스타트업 육성)법인 그리트벤처스를 지인과 공동 운영하며 중소, 벤처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던 중 해당 가상자산 거래소의 성장성에 주목해 경영자문 및 구주 매입 등을 조건으로 비상근 전략부문대표로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평사원들처럼 회사에 일정하게 출근하지 않는 비상근직은 취업 상태로 보지 않는다.
그 후 반년 만에 공동대표에 오른 것은 직접적인 경영 참여를 회사로부터 제안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모씨는 지난해 6월 이사회 의결로 해당 가상자산 거래소 공동대표에 취임했다.
앞서 허은아 의원 역시 위메이드 관계자를 만난 적도 코인 거래를 한 적도 없다며 입법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가 허은아 의원실을 방문한 기록은 있으나 허 의원을 비롯한 의원실 관계자들은 위메이드를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위메이드의 입법 로비 의혹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다만 국회 출입 기록이 실제 방문 기록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장담하기 어려워 입법 로비 가능성은 계속 남아있는 상태다.
한편 김 모씨는 자신의 입법 로비 의혹을 제기한 매체를 상대로 내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이다. 그는 “제기된 의혹의 팩트를 명명백백히 밝히고, 무책임한 의혹 제기로 인한 법적 책임을 해당 언론과 당사자들에게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