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천서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규탄대회'
李 "日에 '그렇게 안전하면 너희가 먹어라' 말해야"
"與, '돌팔이 과학자' 불러다 국민 우롱·괴담 유포"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인천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규탄대회'를 열었다. 지난달 20일 서울, 지난 3일 부산에 이은 세 번째 장외 집회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그렇게 안전하면 너희(일본)가 먹어라' 이렇게 말해야 하지 않겠나" "집권여당이 돌팔이 과학자들 불러다가 발표하는 게 바로 국민을 우롱하고 괴담을 퍼트리는 것" 등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이 대표는 정부여당 비판 댓글 게재 등 온라인 여론전에 동참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부평구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를 '핵 오염수'라고 표현한 민주당 울산시당 인사를 고발하겠다는 성명을 낸 것을 겨냥, "'핵오염수'라고 해서 고발한다고 하니까 앞으로 아예 '핵폐수'라고 불러야 되겠다. 핵오염수가 아니라 핵폐수라고 했으니 내가 고발 당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아니라 일본 편을 들어 일본을 홍보하고, 일본을 비판하는 국민을 사법 조치하겠다고 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며 "(정부와) 싸워서 그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다못해 먼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조그마한 섬나라조차도 없는 돈 들여서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한다"며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고, 가장 피해가 큰, 소국도 아닌 주권국가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왜 대체 반대한다는 말을 못 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처리돼 안전 기준에 맞는다면 마실 수 있다고 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그렇게 안전하면 너희가 먹어라' 말해야지 왜 '내가 먹겠다'고 말하나"라며 "일본 당국자들조차도 '내가 먹을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데 최대 피해국 대한민국의 총리가 그렇게 말해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의 지난달 간담회에서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1리터라도 마실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을 겨냥해 "(오염수를) 매일 1리터, 10리터씩 마셔도 아무 상관 없다고 하는 돌팔이 과학자를 불러다 발표하는 게 바로 국민을 우롱하고 괴담을 퍼트리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네이버에 가가지고 열심히 댓글 달고 좋아요, 누르고 카카오톡 메시지 한 개라도 더 보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의 이야기,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야기, 후쿠시마 오염수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 목소리가 비록 작아도 백 명이 모이고, 천 명이 모이고, 만 명이 모이면 종편의 목소리보다도 훨씬 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광온 "與, 오염수 검증 국회 청문회 당장 실시해야"
김교흥 "정부, 어떻게 책임지려고 마실 수 있다는 건지"
박광온 원내대표는 "여당이 국회 청문회를 하자는 우리 당의 요구에 응해서 합의했는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 결과를 발표한 이후에 하자고 한다"며 "IAEA가 발표하면 마치 그게 절대 진리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홍보를 잔뜩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고나서 국회 청문회를 하자고 그러면 순서에 맞겠나"라며 "여당은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검증 국회 청문회를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인 김교흥 의원은 "과거 가습기 살균제가 KS인증 마크를 붙여서 나왔는데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다"며 "나중에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책임지려고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하는지 정말로 이해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소래포구 어시장을 찾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수산업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려 했으나, 최근 '바가지요금 논란'과 관련한 어시장측 요청으로 일정이 취소됐다.
與 "野, 국민을 선동할 수 있는 무리쯤으로 인식"
"자신들이 피해 준 어민 지원하겠다는 기만 보여"
민주당의 연이은 장외 집회에 국민의힘은 "거짓선동으로 국민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맹폭했다.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국민을 선동할 수 있는 무리쯤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들의 괴담 선동 목적은 국민 공포를 조성하고, 정부를 괴담으로 흔들어서 자당이 처한 온갖 범죄혐의로 쏠린 시선을 분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거짓 선동으로 국민 불안 부추기는 민주당은 '유령과의 싸움'을 당장 멈춰라"라며 "민주당의 괴담 선동 빅쇼’로 인해 더 이상 피해를 입는 선량한 국민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도 "민주당은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여론 조작에 가까운 온라인 서명운동에 나서고, 자신들이 피해를 준 어민을 지원하겠다며 '병주고 약주는'식의 기만을 보이고 있다"며 "이 대표가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정부가 국가의 책무를 포기했다. 민주당이 수산업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온갖 비리와 굴욕외교, 괴담정치로 공당의 책무를 포기한 것은 민주당이고, 우리 수산업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도 지금의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