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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자 돌아가는 핸들…국회 경내서 자율주행 순환셔틀 운행 개시


입력 2023.07.05 15:11 수정 2023.07.05 15:1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보행자·정차 차량 뒤섞여 자율주행 쉽지 않은 국회 경내 환경 속에서

자율주행 중인지 수동운전 중인지 구분 어려운 매끄러운 운전 선보여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용화 현대자동차 사장이 5일 오전 국회본청 앞에서 열린 자율주행 로보셔틀 운행 기념 행사에서 로보셔틀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국회 경내에서 자율주행기술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국회 자율주행 로보셔틀'이 운행을 시작했다. 보행자와 주·정차 중인 차량이 뒤섞여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쉽지 않은 국회 경내에서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면, 자율주행 기술에 관한 국민적 신뢰가 제고돼 모빌리티 산업 발전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는 5일 오전 국회본청 앞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조경호 의장비서실장, 홍형선 사무차장, 김용화 현대차 사장, 김동욱 부사장, 이향수·유지한 전무, 정진 포티투닷 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요응답형 국회 경내 자율주행 순환셔틀인 '국회 자율주행 로보셔틀' 운행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이 끝난 뒤인 이날 오후 1시 28분 국회 경내 '소통관' 실내에서 자율주행 스마트폰 앱 'TAP!'을 통해 로보셔틀을 호출했다. '둔치 주차장'에 있는 '여의도 13호차'가 6분 후인 1시 34분에 '도보 1분 거리'인 '소통관' 정류장에 도착하니 탑승하라는 안내가 친절하게 떴다.


도중에 실시간으로 지연 상황도 전달됐다. 최종적으로 '소통관' 앞에 로보셔틀이 도착한 시각은 당초 예정 시각보다 3분 지연된 오후 1시 37분이었다. 도착한 차량은 10인승 현대 쏠라티 모델로 좌석마다 번호표도 붙어 있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안내된 '2D' 좌석에 앉았다.


5일 김진표 국회의장·김용화 현대차 사장 등 참석한 가운데 운행 기념식
지난해 11월부터 준비…10인승 현대 쏠라티 차량 투입해 수요응답형 운행


국회 경내를 자율주행으로 순환하는 '국회 자율주행 로보셔틀' 10인승 현대 쏠라티 차량이 5일 오후 스마트폰을 통해 호출한 '소통관' 정류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데일리안

자율주행차량이었지만 기대와 달리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있었다. '안전요원'으로 아직 자율주행이 어려운 극히 일부 구간에서는 수동 운전도 병행하고 있었다. 실제로 차량내 모니터에 '자율주행중'이라고 표시된 때에는 안전요원은 두 손을 가만히 내려놓고 있었으며, 운전석 핸들이 혼자 저절로 좌우로 돌아가며 운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자율주행 순환셔틀 운행 개시를 위해 국회사무처는 현대자동차와 '국회 자율주행자동차 도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11월부터 국회 경내 및 둔치 주차장 일대에서 자율주행 도로환경 개선작업 및 시범운행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거쳤기 때문인지 이날 시승은 고개를 내밀고 안전요원이 운전석에서 핸들을 조작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지금이 자율주행 중인지 수동 운전 중인지 체감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끄러운 운행을 보여줬다.


이날 운행을 시작한 국회 자율주행 로보셔틀은 현대자동차가 자체 개발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량 기반에 포티투닷(42dot)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TAP!'(탭)을 접목한 것으로, 레벨4 자율주행차는 차량 스스로 주행 상황을 인지 및 판단해 제어하기 때문에 일부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운전자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자율주행 여부 구분 어려울 정도로
매끄러운 운전 선보여…안전요원 동승
현행법상 자율주행 불가능한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서는 수동운전 병행


국회 경내를 자율주행으로 순환하는 '국회 자율주행 로보셔틀' 10인승 현대 쏠라티 차량이 5일 오후 '소통관' 정류장으로 항하고 있는 가운데, 차량내 모니터를 통해 다음 정류장과 남은 시간이 안내되고 있다. ⓒ데일리안

사실 국회 경내는 자율주행기술 적용에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보행자가 아무 곳으로나 지나다니고 여러 이유로 주·정차 중인 차량도 많다.


로보셔틀은 보행자가 인지되면 멀찌감치서부터 감속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정차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상등을 켜고 정차 중인 차량의 경우에는 앞지르기를 시도하지 않고 뒷쪽에 멈췄다가, 정차 중인 차량이 용무를 마치고 출발하면 뒤따라 출발했다. '한국적 환경'에서는 애초 도착 예정 시각보다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안전요원의 "자율주행 해제하겠습니다"라는 목소리와 함께 수동 운전이 이뤄졌다. 국회어린이집 앞 구간이 대표적인 예였다. 현행법상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는 자율주행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이 차량내 모니터와 안내 멘트를 통해서도 고지됐다.


당초 앱에서는 국회 경내를 한바퀴 도는데 12분이 걸릴 것으로 안내됐으나, 실제로 '소통관' 정류장에 다시 하차한 시각은 오후 1시 53분이었다. 약 4분 지연돼 16분이 소요된 것이다. 승차감은 편안했으며 냉방 등 차량내 환경도 쾌적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은 물론 동절기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표 의장 "국회에서 완벽하게 성공해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김용화 사장 "도심 환경에서의 자율주행 데이터 축적…기술 향상 기대"


국회 경내를 자율주행으로 순환하는 '국회 자율주행 로보셔틀' 10인승 현대 쏠라티 차량이 5일 오후 '소통관' 정류장에서 시승자들을 내려준 뒤,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날 '1호 승객'으로 시승해 자율주행 로보셔틀의 첨단기술 및 운행 상황을 경험한 김진표 국회의장도 만족감을 표하며 현대차 및 포티투닷 관계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표 의장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산업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먹고 살 핵심사업"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회도 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는 도로에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여있는 등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하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국회에서 완벽하게 성공해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운행시 보행자 등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용화 현대차 사장은 "이번 시범서비스를 통해 도심 환경에서의 자율주행 및 운송 데이터를 축적해 자율주행 기술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회 로보셔틀 시범서비스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 자율주행 로보셔틀은 이날부터 국회 경내와 둔치 주차장을 순환하는 3.1㎞ 구간을 수요응답형 기반으로 운행하게 된다. 정류장은 '국회정문' '국회도서관' '국회본청(면회실)' '소통관' '의원회관' '둔치 주차장' 등이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국회를 방문하는 내·외국인 누구나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탑승하려면 자율주행 전용 스마트폰 앱(TAP!)을 설치해 호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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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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