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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썩는 여름 닭고기 값…폭우·사룟값 등 곳곳 ‘빨간불’ [지금 식량위기②]


입력 2023.07.26 08:00 수정 2023.07.26 08:00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말복’ 앞두고 삼계탕용 닭 구매 부담

80만 마리 넘는 폐사…호우 피해 극심

흑해곡물협정 파기…곡물가 급등 조짐

닭고기 할당관세 3만t 내달 전량 도입

서울 시내 대형마트 닭·오리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최모(54) 씨는 말복을 앞두고 저렴한 가격에 삼계탕용 생닭을 구매하기 위해 인근 마트에 방문했다. 할인 표시된 여러 생닭 제품을 봤지만, 한 마리당 9000원이 넘는 가격을 보고 3팩만 구매했다.


최 씨는 4인 가족이지만 작년보다 가격이 오른 것 같아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서 최대 30% 할인 지원해 준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론 와닿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닭고기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쏟아진 집중호우로 축산물 가격도 불안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기준 폐사한 가축 87만2000마리 중 93%가 닭으로 집계되면서 여름철 수요 증가로 가격 강세를 보이는 닭고기 물가가 상승세가 뚜렷하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육계(㎏당) 소비자 평균 판매 가격은 649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계 소비자 판매 가격은 지난해 10월(5364원)부터 지난 6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1000원 넘게 올랐다.


닭고기 가격 상승 배경으로는 생산비 상승과 사육 규모 감소가 꼽힌다. 또한 최근 종계의 생산성이 떨어져 육계 공급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사료 가격이 급등해 닭고기 생산비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지난해 국제 곡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7.9% 올랐다. 국내 다수 업체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주로 사용해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바 있다.


최근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로 국제 곡물 가격이 꿈틀거릴 가능성도 나왔다.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길이 막히면 사료용 곡물이 폭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계 생산성도 문제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육계 도축 전망에 따르면 이달 도축 닭 마릿수는 6917만~7061만마리다. 작년 7월 대비 2.6%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년보다 6.8% 적은 수준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닭(육계) 사육농가는 다른 축산농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종계 폐사 등 추가 피해가 컸다. 이에 생산량 등이 줄어 닭고기 물가 인상을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닭고기 가격 급등 우려와 공급량 감소에 육계 수입 방안을 내놨다. 닭고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서 종란(병아리를 얻기 위한 달걀)을 수입한다.


아울러 하반기 할당관세 적용 물량(3만t)을 다음 달까지 전량 도입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물량 도입을 추진한다. 또 수급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최대 30% 할인 지원을 통해 서민 물가 부담을 경감토록 했다.


▲‘1ℓ 3000원’ 앞둔 우유…고개 드는 ‘밀크플레이션’ [지금 식량위기③]에서 계속됩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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