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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보폭 넓히며 '투쟁 선봉' 자처하지만…野 내부선 '선긋기'


입력 2023.08.21 14:26 수정 2023.08.21 14:35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광주·부산 누비며 대외 행보 본격화

"'사법 리스크' 우호 여론 조성" 관측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검찰 독재 어떻게 싸워야 하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검찰 독재정권과의 투쟁 선봉'을 자처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아직 송 전 대표를 향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우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행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에서 열리는 '가덕신공항 2029 개항 걱정됩니다'라는 주제행사의 강연자로 나선다. 송 전 대표는 중앙 정치권에서 가덕신공항 전도사 역할을 자임해 명예 부산시민으로 위촉된 바 있다.


송 전 대표는 부산 방문에 앞서서는 광주 일정을 소화하며 눈길을 끌었다. 광주 방문은 올해 4월 '돈봉투 의혹'에 따라 급거 귀국한 후 4개월 만의 첫 지방 행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 독재정권에 맞서 투쟁에 선봉에 서겠다"라며 "민주당도 쫄지 말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검찰독재가 여러분의 가슴을 찌르면 '도망가지 말고 다가가 독재의 심장을 찔러야 한다'는 노무현 정신을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검찰 독재 어떻게 싸워야 하나'를 주제로도 강연했다.


지난 15일 광주문화방송 대담에서는 "국민들께서 역으로 검찰에 절대 굴복하지 말고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는 이러한 의지를 보일 때, 검찰 권력 남용이 통제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안팎에서 논란이 되는 데 대해선 "법률적으로 사실상 관여돼 있지 않았고 알 수도 없었던 사안이지만 정치적으로 나에 대한 일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지고 내가 사랑하는 민주당을 탈당했다"라고만 답했다. 그는 "(돈봉투 의혹은) 내용은 별 게 없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지만 계속 검찰과 언론이 논란을 만들고 있다"라는 주장도 이어갔다.


이처럼 송 전 대표가 민주당을 향해 '검찰독재와 맞서싸우라'고 거듭 주문하고 있지만, 민주당 당내에서는 이미 탈당한 송 전 대표의 행보 재개에 별다른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나는 관심이 없다"라면서 "본인의 행위는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잘 모르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의원은 "당에서는 송 전 대표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과 교감도 없다"면서 "이 대표와 관계 없이 (자신의) 사법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자신이 연루된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민주당이 어려운 상황이고 돈봉투 사건도 지금 커진 상황이 아닌가. 이것을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지기반부터 차근차근 따져나가면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대립감을 형성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9월 정기국회는 야당의 시간인데, 지방을 다니면서 무엇을 하겠나. 지금이 송 전 대표에게는 더 늦출 수 없는 시기이다. 시간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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