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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허위 인터뷰'에 野 돌연 수세…이재명 '게시물 비공개'


입력 2023.09.07 14:28 수정 2023.09.07 14:57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이철규 "지난해 1~3월 페이스북 글 사라져"

삭제 게시물에 김만배 인터뷰 공유 글 포함

여권 "치밀하게 계획된 선거공작" 비판 속

민주당 의원들 "대선 영향 미미""사실 왜곡"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해 단식 8일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국민 사죄를 요구하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지만 요구 사항을 무색하게 하는 악재가 터졌다.


여권은 지난 대선 투표를 사흘 앞두고 보도됐던 일명 '대장동 허위 인터뷰'를 '윤석열 대통령의 낙선을 위한 희대의 대선 공작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렸던 해당 보도 홍보글이 돌연 사라진 것으로도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논란이 일파만파 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1월 26일∼3월 8일 게시글이 비공개 처리됐다.


대장동 의혹의 키맨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씨의 음성파일 관련 보도 링크를 공유한 게시글도 여기에 포함됐다. 해당 인터뷰는 대선 직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몸통'을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에서 윤석열 후보로 뒤바꾸기 위한 의도를 가진 것이라는 의혹에 휘말려있다.


이와 관련,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어느날 갑자기 이재명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 사라졌다. 대통령 선거 기간인 2022년 1월 26일부터 3월 8일 사이 포스팅한 글들을 왜 지워 버렸는지 궁금하다"라며 "숨기고자 한 글은 무엇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사무총장은 앞서 보도된 뉴스타파의 '[김만배 음성파일 공개]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기사가 담긴 과거 게시물 캡처 사진도 함께 올렸다.


검찰은 뉴스타파 전문위원었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지난 대선 국면에서 김 씨의 요청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인 조 씨의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내보내기 위해 공모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2021년 9월 이뤄졌는데, 이를 대선이 임박한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하는 대가로 신 씨가 억대 금품을 받았단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서는 '치밀하게 계획된 선거공작'이라는 공세를 이어갔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부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대선 공작 게이트는 단순 흠집 내기 차원의 정치공세가 아니라, 조직적·체계적으로 치밀하게 계획된 선거공작"이라면서 "자유민주주의 밑바닥에 커다란 싱크홀을 파버리는 사악한 짓이다"라고 이 대표와 민주당을 맹폭했다.


또 "이번 범죄는 정치 공작 경험이 매우 풍부한 전문가의 작품"이라고 규정하면서 "이 대표는 뉴스타파 허위인터뷰 보도가 나오자마자 다른 언론사보다 30분 먼저 자기 SNS에 올렸다. 미리 알고 올렸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천대유자산관리 김만배 씨 ⓒ데일리안 DB

이러한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당이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기류를 보이면서도, 대대적인 대응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국면전환용이라고 역공을 하면서도 정작 몸을 사리는 모양새인 것이다.


전날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허위 인터뷰 의혹'을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비롯한 이념 프레임과 친일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선 정국에 있었던 사건을 끄집어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대선 공작 게이트'란 주장에 대해서도 "인터뷰 내용을 이 대표와 연결시켜 대선 공작 프레임으로 전환, 국정 무능 프레임을 전환시키려는 카드로 비친다"라면서 "지금 이렇게 하는 건 모든 국정 난맥상을 벗어나려는 프레임 전환용 카드로, 민주당이 말려들 필요가 어디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당 등 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쌍특검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하면) 12월 대장동 관련 특검에서 이걸 밝히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우상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허위 인터뷰라는 검찰의 판단' 에 대해 "돈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인터뷰가 허위다, 이렇게 이어가는 것은 연관성은 없어 보인다"라며 "돈을 받은 것은 돈을 받은 것이고 인터뷰는 인터뷰다. 어쨌든 직업 언론인 출신 두 분이 돈을 받고 조작하는 인터뷰를 만들었다는 것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우 의원은 "(대선) 사흘 전에 나왔던 이 인터뷰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이분들이 한 인터뷰 내용은 그 이전에 이미 공개됐던 (대장동 의혹의 또 다른 핵심) 남욱, 정영학의 녹취록에 나왔던 내용을 재확인해 주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이 침소봉대를 해서 공작이라고 몰아간다"라는 말과 함께 "이 뉴스타파 보도 때문에 대선 판이 마치 바뀐 것처럼 이렇게 말하는 것은 대표적인 사실 왜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성준 의원도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거기에 아무 근거 없이 민주당을 끼워 넣으려 하고 있다. 민주당이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진 의원은 "김만배 본인도 그것이 녹음되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보도될 것이라고도 예상 못했고, 자신은 보도 당시에 구치소에 있었다고 얘기를 하는데 거기에 어디에 민주당이 개입했다는 것인가"라면서 "오히려 정치공작을 하려고 했다면 재작년 국정감사 과정에서 무슨 조폭 돈 20억을 이재명 대표가 받았다느니 하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면책특권을 이용해서 국정감사장에서 떠든 것 이것이야말로 (여권의) 정치공작"이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도 진영 차원에서의 자성을 촉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허위 인터뷰를 둘러싼 정치권의 파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진보진영의 내로남불, 뼈속부터 반성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뉴스타파의 사과문을 보며, 그래도 언론이 민주당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타파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철저하게 이 모든 과정을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길 바란다. 또한 그 결과에 대해 책임도 져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책 팔고 받은 돈 1억5000만원이라는 말씀, 문제 될 것이라고 생각 안 했다는 말씀, 그것을 청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씀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라면서 "진보진영의 내로남불이 지금의 정치를 뒤로 후퇴시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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