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SUV 모델 2열 좌석 없애 적재 능력 높인 같은 콘셉트
르노, 짐차로서·일상생활서 모두 활용가능한 신개념 도입
‘짐차’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왔던 르노코리아자동차 ‘QM6 퀘스트’와 흡사한 차종이 등장했다. SUV의 차체를 그대로 활용해 밴 차량에 준하는 적재능력을 갖추고도 일상생활에서는 SUV처럼 타고 다닐 수 있는 ‘토레스 밴’을 KG 모빌리티가 내놓은 것이다.
KG 모빌리티는 오는 11일 연식변경 모델인 2024 토레스를 출시하면서 밴 모델을 추가한다고 8일 밝혔다.
QM6와 같은 차급인 중형 SUV 토레스의 2열 좌석을 없애 적재능력을 높인 모델로, 사실상 QM6 퀘스트와 동일한 콘셉트다.
KG모빌리티는 합리적 가격, 공간 활용성을 갖춘 점을 들어 ‘가성비’를 강조했다. 토레스 밴은 최대 1843ℓ의 적재공간에 300㎏ 중량의 짐을 실을 수 있다. 르노코리아가 QM6 퀘스트를 출시하면서 제시한 특징과 거의 유사하다.
실제 QM6 퀘스트와 토레스 밴의 2열 적재공간을 보면 그대로 복사해 붙인 듯한 모습이다. 밴 차량이면서도 2열 도어가 그대로 붙어 있고 옆 유리창도 있다. 적재한 화물이 운전석 쪽으로 넘어오지 않도록 내부에 윈도우 파티션을 설치하고 2열 유리창에는 적재물에 의한 파손을 막기 위한 세이프티 바를 설치했다. SUV 차체를 그대로 사용한 관계로 적재함 바닥이 상용차보다 높은 것도 공통점이다.
앞서 르노코리아는 지난 3월 QM6 LPe 파생모델인 QM6 퀘스트를 선보였다. QM6 퀘스트 역시 내부 운전석과 조수석을 제외한 실내 공간을 적재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상용차와 승용차의 절충안으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신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두 모델 모두 밴 차량으로 별도 개발한 게 아니라 기존 SUV에서 뒷좌석만 뺐다. 겉으로는 SUV이지만 적재공간은 확대돼 짐차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개발비가 크게 들지 않고, 베이스가 되는 SUV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생산 공정이 원활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는 가격 경쟁력 확보에서도 유리한 점이다.
다양한 선택지가 생겨나면서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르노코리아로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춰 틈새시장을 파고든 전략을 펼치는 와중에 ‘모방작’이 나왔다는 점에서 껄끄러울 수 있다. 가뜩이나 좁은 시장을 나눠먹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르노코리아는 같은 세그먼트의 경쟁자 등장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토레스 밴 출시로 QM6 퀘스트가 개척한 시장(SUV형 밴)에 관심을 두게 된 신규 소비자들이 비교를 위해 당사에도 유입될 수 있다”며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일한 강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의 파워트레인 성능, 정숙성 등 다른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G모빌리티는 QM6 퀘스트를 모방한 게 아니라 밴의 특성 때문에 공통점이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QM6 퀘스트와 유사한 것이 아니라 밴이란 차종의 특성”이라며 “(QM6퀘스트와 비슷한 구조는)공간 활용성을 확대하려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